믿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될까요

불신결혼에 대하여

by 열매한아름

이방여인과 결혼하지 말라고 하셨어.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고 했지. 불신 결혼은 죄라고 했지. 우리 주변에 믿지 않는 남편과 결혼해서 평생 고생하며 살고 계시는 여자 집사님 권사님들이 너무 많아. 그래서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믿지 않는 사람과 만나지도 말고 결혼도 안돼!'라고 듣고 배워왔어.

맞아. 나 역시 그랬었어. 하지만 나는 그 '믿지 않던' 사람과 결혼을 했어.

결혼 적령기에 있던, 교회를 너무나 열심히 다니는 여자가, 믿지 않는 사람과 교제를 시작하는 건 너무 무모한 일이었지. 다들 걱정했어. 나도 무서웠어. 내가 죄를 짓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기도도 많이 했고 책도 찾아보고 성경도 찾아보고 설교말씀도 찾아 들었어. 하지만 불신 결혼에 대한 기준이나 생각들이 목사님들도 다 다른거야. 난 더 혼란에 빠졌지.

'내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평생을 고생하는건 아닐까, 아니면 이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 것일까, 아니지.. 이 또한 내가 이 교제와 결혼을 하기 위해 합리화하는 것일지도 몰라.' 등등...

우리의 경우에, 그는 혼자서도 교회를 잘 다녀주었어. 멀리 살았기 때문에 함께 다닐 수 없기도 했고, 그 교회가 그 사람의 정서와 맞았는지 그는 약속대로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교회를 나갔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교회에 정을 붙였어. 세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우리 엄마의 말에 그는 1년이 되던 날 기쁜 마음으로 세례도 받았고 결혼한 지금도 우리는 함께 손 잡고 교회를 다니고 있어.

해피엔딩이냐고? 나도 몰라. 아직 남편의 신앙은 깊지 않아. 토요일까지 일할 때가 많은 남편은 주일날 교회 가는 가는 것이 많이 힘들지만 불평 없이 잘 나와주고 있어. 하지만 육체적으로 힘드니까 자꾸 졸게 되고, 때로는 헌금이라던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갈등을 빚기도 하고, 신앙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기도 해. 하지만 그가 하나님 안에서 자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고, 하나님의 구원이 남편에게 있음을 볼 때 나의 연약함을 통해서도 일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지.


하지만 이런 나를 보고 용기를 얻은 자매들이 '언니, 나 믿지 않는 남자와 만나고 있어요. 결혼할 수 있을까요? 아니, 결혼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면 ... 나는 오히려... 응원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야.

먼저 물어보는 것은.. 그가 기꺼이 너와 함께 교회에 나오느냐 하는 것이야. 이미 자기 생각과 가치관이 자리잡힌 성인 남자가 주말의 달콤함을 져버리고 교회에 나오기가 쉽겠어? 연애할 때도 나오지 않는다면, 결혼 후에 나가겠다는 약속은 더 지키기 어렵겠지? 그건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해. 당장 믿음이 있어서 교회에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와 결혼하고 싶다는 의지로 결단하고 행동하는거니까.

기꺼이 그가 함께 교회에 나와준다면 그의 노력을 칭찬하고 또 고맙다고 표현해줘. 그러면서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면서 상황과 뜻을 구해야겠지. 결혼은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거니까. 그가 그런 상황을 힘들어할 수도 있고, 혹은 반감이 생길 수도 있고, 갈등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적어도 그에게 믿음의 고백이 있을 때 결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하나님을 깊이 아는 데까지 아직 미치지 못했더라도.. 적어도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예수님의 구주되심을 믿는 고백이 있어야 함께 믿음의 가정을 세울 수 있지 않겠어?

또 하나의 걱정은 요즘 같은 세상에 믿지 않는 사람과 만나면서 성적인 유혹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거지. 여자라고 성욕이 없겠니. 남자들은 더 하지 더 해. 당연히! 하나님이 다 그렇게 지으셨어~ 믿지 않는 남자의 주변에는 여자친구와 여행 다니고, 동거하고, 모텔 다니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겠니. 요즘은 그게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잖아. 그런데 그가 너를 위해 그런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 기다릴 수 있을까? 쉽지 않아 정말. 너 또한 그렇잖아. 사랑하면 당연히 손 잡고 싶고, 안고 싶고, 뽀뽀 하고 싶고.. 더 깊이 더 강하게 자극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구 누구에게나.


그가 너를 위해 교회에 다니고, 너를 위해 그런 유혹과 힘겹게 싸우며 너를 기다려준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인거야. 더 이상 강요한다면 욕심이지. 그런 그에게 믿음이 약하다는 이유로, 너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처주지는 마.

상대방과 상대방 가족이 믿는 가정이지만 왜곡된 신앙을 갖고 있거나, 신앙을 꺾을 것을 강요한다거나, 기독교에 대해 반감이 심하거나, 남편 될 사람이 앞으로도 교회 다닐 마음이 없다거나, 현재도 교회에 나올 의지나 행동이 전혀 없다거나 그렇다면 난 그 결혼 반댈세. 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단 사이비 종교에 빠져있거나 이슬람교도라면 개종을 강요하기 때문에 절대 안돼.

그렇다고 '나는 이 가문에 선교사가 되겠어요' 하는 마음으로 결혼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함께 믿음의 가정을 세워가겠다는 믿음의 고백이 있을 때 결혼하기를 바래.


언니는 교제를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 했어. '저는 교회 안다니는 사람과 만날 수는 없어요. 오빠가 교회의 울타리 안에만 있어주면 좋겠어요.' 그는 한 번 나가보겠다고 했고, 그의 의지로 여기까지 오게 됐어. 언니는 남편에게 교회의 울타리 안에 있는 것 이외의 것은 강요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함께 기도하기도 하고 하나님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그 외의 것을 강요할 수는 없어. 이미 충분히 그는 노력하고 있거든. 남편의 믿음을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까. 때로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해 답답할 때가 있지만 하나님은 '그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더라구.

나 때문에 교회를 나오기 시작한 사람이... 내가 싫어지면 교회에 나가고 싶을까? 나가기 싫겠지. 그래서 더 노력하는 면도 있어.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믿는 사람의 본이 되려고 노력하는 면이 있어.

남편이 장남에 장손이라 어머님이 제사를 맡아 하시는데, 나는 어머님 혼자 음식하시는게 힘드시니까 며느리로서 당연히 도와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제사 때마다 가서 음식을 도와. 남편도 나도 부모님을 돕기 위해 제사 준비를 함께 하지만 제사상 앞에 절하지는 않아. 내 나름대로 지혜롭게 한다고 하는 방법이야. 시어머님도 내가 제사를 부담스러워하는 걸 아시기 때문에 부담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배려해주시니 감사한 일이지.

남편에게도 잔소리 하고 싶고, 내 성질대로 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믿음의 가정을 세워나가기 위해 몇 번 더 생각하고 참고... 예쁜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똑같은 의미의 말도 좀 더 사랑스럽게 기분좋게 표현할 수 있거든.

"왜 맨날 이렇게 해놔? 잔소리 하게 하지 좀 말고 알아서 좀 치워!" 보다는...

"오빠가 매번 이렇게 해놓으니까 나 되게 불편하고 힘들어요." .. 뭐 이런식으로... ?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예비 신부는 '나랑 결혼하려면 교회 나와야 돼'하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결혼을 했어. 근데 아내와 시어머니의 갈등이 너무 심한거야. 남편과의 갈등도 심해졌지. 아내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어. "나는 원래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제사 못해. 당신은 교회 나오기로 해놓고 왜 안나와?!" 믿음이 약한 사람은 사람을 보고 교회를 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교회 나가기 시작한 건데 너랑 결혼한 게 후회 될만큼 결혼생활이 힘들면 교회 나가고 싶겠니?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다 싫어질껄?...


반대로, '나는 믿지 않는 사람과 만나서 내 신앙을 지킬 자신이 없어'라고 말하는 자매들이 있어.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정말 믿음이 약해서 금방 휘청이는 사람에게 믿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은 참 위험한 일이지. 하지만 희한하게도 교회에서 아주 신실하다는 자매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한다는거야. 어쩌면 그건 교만한 마음이나 욕심일 수도 있어. '나는 믿음이 신실한 형제와 만날거야. 내가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날거야'

서른통이라는 책에 김남준 목사님은... 그런 형제를 만나고 싶으면 50대 아저씨를 만나라고 농담조로 말씀하셨어.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날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흔들릴지 안 흔들릴지는 하나님이 제일 잘 아셔. 가장 이상적인 기준을 정해놓고는 그 기준에 못 미치면 다 철벽으로 막아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생각보다 좋은 남자는 적은 머리숱이나 작은 키에 숨어있을 수 있다는 김지윤 강사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교회에는 믿는 형제들이 현저하게 적지. 그래서 자매들은 말해. '교회에 형제들이 없어요' 하지만 희한하게 형제들도 똑같은 얘기를 해. '교회에 괜찮은 자매가 없어요' 세상에 반은 남자고 반은 여자인데 말이지.

결혼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혹시나 욕심이나 과거의 상처나 낮은 자존감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경우라면... 기도하면서 치유하고 회복해야할 부분들을 꼭 점검하고 하나님 안에서 회복되길 바래. 그리고 눈을 넓혔으면 해. 자신이 정해놓은 엄격한 울타리 안에서 누군가를 찾기에는 그 울타리에 맞는 사람이.... 너무 없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기준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글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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