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쌓아둔다는 것

기도하는 것이 막연하고 어렵기만 한 너에게

by 열매한아름

'기도를 쌓아둔다'는 표현을 어른들에게서 자주 들었었어. 좀 막연한 표현이지만 기도의 분량을 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어. 우리는 보통 다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그제서야 하나님을 찾기 시작하잖아. 하지만 무슨 일이 있든 없든 늘 기도하던 분들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도 묵묵히, 또 조금은 담담하게 그 일들을 헤쳐나가는 걸 보게 된다고.. 또 영혼을 위한 기도는 더욱 더 그래.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할 때 말이야. 예수님을 믿지 않는 가족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지만 아무리 기도하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게 현실이잖아. 그런 가족을 위해 정말 죽을 때까지 기도하시는 어른들을 보게 돼. 매일 새벽기도에 나와서 변함없이 자녀들과 믿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시지.

나는 일부러 일주일에 한 번 새벽기도 반주를 해. 억지로는 아니고... 일부러... 의도적으로 말이야. 난 적어도 사람들과의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이런식으로 약속을 정해놓으면 어떻게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새벽의 기도 시간을 지킬 수 있거든. 가면 갈수록 기도의 자리에는 사람이 없어. 새벽기도는 더더욱 그래. 하지만 기도하지 않으면 내 영혼이 고갈되어가는걸 느끼기 때문에 기도하지 않을 수 없어. 때로는 기도가 깊이 있게 되지 않기도 해. 어렵기도 하고. 아주 졸리기도 하고 말이지.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의 예배만으로는 내 영혼이 다 채워지지 않고, 또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도 말이야.. 자주 안 만나니까 어색한 느낌이랄까. 말씀을 들어도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들리지 않고, 기도를 해도 형식적인 기도를 하게 되고... 그렇지 않니?

살아가다보면 환경적으로 기도를 많이 하게 될 때도 있었고, 신앙이 유독 뜨거웠던 시기도 있었어. 교회 장학관에서 살 때 교회에서 살다보니 자의 반 타의 반 교회에 늘 있게 되면서 사역도 많이 하고 기도나 예배의 자리도 꾸준히 지킬 수 있었고, 중국에서 혼자 1년 단기선교를 나가 있을 때 그 외로움에 더욱 하나님을 붙잡고 의지하며 기도했던 시기가 있었어. 그런 뜨거웠던 시기에 내 영혼의 풍성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 영혼이 고갈 됐을 때의 그 공허함을 인지할 수 있게 되지. '아, 내가 지금 차갑게 식어가고 있구나..', '아, 내가 지금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구나..'

누나(언니)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특별히 기도를 쌓아두게 되었던 시기가 크게 몇 번 있었던 것 같아. 돌아보니 그 때 기도를 쌓아두었던 덕분에 쉽게 응답을 받았다거나, 힘든 시기도 거뜬히 이겨냈던 경험도 있었어.

10대 때 그렇게 기도했었거든.

"하나님, 20대의 10년이라는 시간은 하나님께 훈련받고 배우는 시간으로 드리겠습니다. 때로는 구르고 아프고 힘들지라도 실컷 훈련 받고 30대 때 하나님게 쓰임받고 싶어요."

이제 딱 서른이 되었는데, 참 20대의 10년이라는 시간이 다사다난했건만... 어쩌면 지금 이렇게 밝게 살아가고 있는게 기적이다 싶을만큼 수치스럽고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 모든 시간을 이겨내온 것도 어쩌면 그 기도 덕분인 것 같아.

배우자 기도도 그렇더라. 누나(언니)는 딱 3가지를 놓고 기도했었어.

1. 하나님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2. 제가 이제껏 만났던 어떤 사람들보다 가장 멋진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3. 모두의 축복 속에서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누나(언니)가 처음 지금의 (예비)신랑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은 예수님을 몰랐어. 교회에 가본 적이라곤 군대에서의 경험 뿐이었지. 그런 그에게 '전 교회 안다니는 사람 못만나요'했더니 그가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거야. 하지만 신앙이 하루 아침에 생길리도 없고, 이 사람의 영혼이 정말 구원 받을 수 있는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사람일지 알 수 없으니 불안한 마음에 많이 기도하고 또 말씀도 많이 듣고 보고 그랬었어.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이 사람이 신앙 고백을 하고 있는거야. 세례를 받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하고, 하나님이 또 앞으로 인도해가실 것에 대해 나보다 더 강하게 믿고, 무엇보다 예수님을 점점 사랑하게 되는 선한 마음이 보이는거야. 내 주변에 믿지 않는 남자친구를 만나는 그 어떤 사람도 이런 경우가 잘 없는데, 너무 신기하다.. 감사하다.. 난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 사람 혼자서 저 멀리서 교회에 나가고 있을 뿐인데.. 주변에 좋은 믿음의 사람들도 많이 붙여주시고.. 참 신기하다 감사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순간 떠올랐어. 내가 기도했었던 것들 말이야..

나는 기도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하나님은 하나님의 열심으로 내가 기도한대로 사람들의 마음과 모든 상황들을 이끌어가주신거야. 그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기도하는 그 당시에는 사실.. 막연할 때가 많았어. 정말 이루어주실까,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셔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실까 의심하던 어린 시절도 있었고...

그런데 기도한 사람만이 그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것 같아. 결국 지나고 보면 보이거든. 그것이 은혜였다는 거 말이야. 기도하지 않으면 몰라. 그냥 하나님과 상관 없이 흘러가는 모든 상황일 뿐이야. 하지만 기도를 쌓아가고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깊은 은혜가 있어.

꼭 방언 기도를 하지 못해도 좋아. 누나(언니)도 방언의 은사는 받지 못했어. 한 때 방언기도를 받지 못해서 나는 깊이 있는 영적인 기도는 못하겠구나 하고 절망할 때도 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분명히 주신 응답이 있었어. 내게 주신 더 귀한 은사가 있다고..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고.. 그 은사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으니까.. 정말 그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했어.

꼭 길게 기도하지 못해도 좋아. 그건 훈련될 수 있으니까.

꼭 멋지게 기도하지 않아도 좋아. 하나님은 내 마음을 깊숙이 다 아시니까 말이야.


너의 기도를 하면 좋겠어.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누군가를 향한 미운 마음, 아픈 마음도 다 고백해보고, 정말 마음 깊은 소원을 아뢰기도 하고, 너의 인생에 대한 계획을 나눠도 좋아. 막막한 마음을 토로해도 좋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건 더더욱 좋겠지.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이 있다면 더욱 좋겠어. 누나(언니)도 늘 기도의 자리를 지키지는 못하고 연약한 모습들이 많지만... 그래도 누나(언니)는 네가 기도의 자리에 있기를 바래. 기도하는 사람만이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거든. 기도하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거든.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정말 마음을 잡고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해보자. 하나님이 기다리고 계실거야. 네가 진심으로 '하나님!' 하고 부르는 그 순간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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