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간 론칭 준비로 너무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한정된 시간에 작업을 하다 보니 늘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서
컴퓨터 앞에 앉는 것도 쉽지 않았네요
반성해야 할 모습이긴 하지만, 천천히 저라는 사람을 개조해 봐야겠습니다..ㅎㅎ
8월의 시작과 동시에 저희는 초록색 잡기와 좀 더 합리적인 생산 방식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이게 참 저희가 원하는 초록색이 쉬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좋은 분을 만나서 한 번에 6가지 정도의 초록색을 간단하게 인쇄를 진행하였고,
햇살 좋은 어느 날 드디어 저희가 원하는 퀄리티의 인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정한 SKUs는 에코백, 파우치, 디지털 파우치, 헤어 스크런치, 도어매트였습니다.
그리고 론칭 패턴으로 정한 4종을 골랐고, 총 20개의 제품을 샘플과 완제품 발주를 위한
작업지시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그냥 패턴이 없는 원단에, 로고나 캐릭터가 들어가는 단순 작업이라면
1야드에 몇 개가 나온다 단순 계산이 되었을지 모르나
저희는 아무래도 패턴이 들어가다 보니
이 패턴면과 다른 면이 만나는 연결고리, 잘리는 부분, 보이는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작업지시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더라고요
한 가지 예로 저희 에코백은 바닥면이 타제품과는 다르게 봉제가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원단 상으로는 추가되는 부분이다 보니 앞, 뒤판, 바닥, 끈까지 하나의 제품에 4가지 재단 조각이
나와야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1야드에 하나의 제품이 들어가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이것만으로 꽤 나 오래 걸렸는데, 중간에 이 것들을 앞, 뒤, 끈 이런 식으로 야드를 분리해서 조합한다면
그게 더 효율적일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한 시간이 있지만 눈물을 머금고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샘플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고,
처음 샘플을 마주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패브릭 제품을 만드는 것에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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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론칭에 함께한다는 것이,
미래가치를 보고 지금의 현재를 투자하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또 흘러가는 대로 진행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막 달려서 론칭이라는 출발선을 넘었는데요
이게 막상 출발을 하고 나니까, 이제는 저라는 사람이 불안해지고 걱정이 됩니다
'잘하고 있는지'
'잘하는 게 맞는지'
'잘하는 건 있는지'
속상해도 하고, 남몰래 슬퍼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으면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보고 온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고요
"원래 아침이 오기 전 새벽이 제일 어두운 법이잖아요. 어떻게 내내 밤만 있겠습니까? 곧 아침도 와요"
"저한테도 아침이 올까요?"
"오리나 님이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면요"
저는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