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9월 25일
내 삶의 시에스타와 같은 여행은 그때마다 즉흥적으로 스케줄이 변경되기도 했다. 퓌센을 당장 보고 싶었기에 뮌헨행 기차를 일찍 타게 되었다. 뮌헨은 '옥토버페스트' 중이라 너무 복잡해서 퓌센을 먼저 다녀오려는 이유도 있다. 아침 겸 점심으로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돼지다리구이인 ‘슈바인스학세’를 3.6유로에 샀다. 그리고 2.45유로짜리 과자와 우유를 곁들여서 먹으면서 뮌헨으로 향했다.
창밖 풍경을 보면서 오다 보니 지루할 틈 없이 금세 뮌헨에 도착했다. 뮌헨에서 퓌센으로 가기 위해서 14시 51분 기차를 탔다. 퓌센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입이 벌어질 정도로 목가적인 풍경이 퓌센역에 도착하기까지 계속되었다.
시골 동네 풍경이 이렇게 멋스럽게 펼쳐진 것을 보니 내가 볼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은 과연 어떨까?'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로맨틱 가도의 종점이기도 한 이 조그마한 마을이 유명한 이유는 유럽 제일의 고성인 노이슈반슈타인성 때문일 것이다.
이 성은 디즈니랜드의 '판타지랜드'의 성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한데, 바이에른 알프스 기슭에 자리 잡아 주변의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들로 인해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1869~1886년 사이에 루드비히 2세에 의해 지어졌다. 평소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많아, 바그너를 돕기도 했고, 그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백조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성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성 곳곳에 백조의 모양을 형상화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성이 슬퍼 보이는 것이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의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오데트 공주의 운명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루드비히 2세가 이 성에 실제로 거주한 기간은 3개월 남짓밖에 되질 않는다. 열악한 입지조건과 재정곤란을 무릅쓰고 계속 진행된 끝에 17년 만인 1886년 그가 Starnberg호수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3개월 전에 완공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