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사람들 5

신진 철공소 사장님

by 그린로즈
Leica M3 + Rigid with Retro400s

묵호항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신진 철공소는 2018년 3월 이곳에서 영업을 마쳤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옛 콘크리트 건물이 철거되면서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게 된 것이다.


내 기억 속에 총 세 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있었는데 건물 하나당 축구장 면적은 족히 된다. 2층으로 된 콘크리트 건물은 '낡았고 비효율적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2010년도 무렵 새벽 바다에서 잡아온 활어를 판매하던 어판장 콘크리트 건물이 가장 먼저 철거되었다. 그 자리엔 새로운 활어 판매장과 주차장이 들어왔다. 그리고 두번째로 선주 협회 사무실이 있던 건물이 철거되었다. 그 자리엔 묵호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양식된 생선회를 판매하는 곳과 식당이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철거된 것이 신진 철공소가 있던 콘크리트 건물이다. 이 자리엔 단층 건물이 들어왔지만 옥상에 자동차 30대는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으로 활용된다. 1층엔 경매인 사무실과 수협 사무실, 그리고 생선 경매장과 생선 손질 겸 포장할 수 있는 200여평 규모의 넓은 공간이 있다.


이곳이 철거된다는 것을 알고 부지런히 묵호항을 찾았다. 그리고 약 2달에 거쳐서 세간살이를 정리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을 지켜보고 가끔 사진 속에 담았다. 중간 중간에 철거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오래된 손님들과의 이야기도 엿들었다. 선주분이 찾아오시면 "OO호 선장님"이시라면서 얼른 사진으로 담아 놓으라고 하셨다. 선장님은 "사장님께서 솜씨가 좋으셨다" 며 말씀을 해주신다.


얼마나 섭섭했을까? 오랜 시간 이곳에서 고장난 물건들을 고치고, 가끔 술 한잔 기울이며 서로의 고단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줬던 친구사이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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