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슈퍼마켙 주인 어르신
나는 24시간 문열린 편의점보단 동네 작은 슈퍼가 정겹다. 아무것도 포장할 필요도 없는 따뜻한 이웃의 정이 수북히 쌓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묵호의 번화가와 묵호항 사이에 있던 "항만슈퍼마켙"의 진열장에는 소주와 안주거리가 제법 잘 갖춰져있었다. 그래서 묵호항으로 출근하는 길에 들리거나, 또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 들릴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여름이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평상에 앉아 쉬어 가곤 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찾아오는 손님도 줄었지만, 주인 어르신 두 분께서는 평상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셨다. 내 기억엔 묵호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슈퍼였다. 하지만 이젠 그 모습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내가 남겨 놓은 흑백 사진말고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곳이 되었지만, 나는 이곳 앞을 지날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곤 한다. 그래서 여전히 묵호 어딘가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