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삼본아파트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를 찾아서

by 그린로즈
은수의 집에서 바라본 바다

영화 <봄날은 간다>을 참 좋아한다. 해마다 봄이 찾아올 무렵이면 어김없이 꺼내보는 영화이고, 또 벚꽃이 하롱하롱 떨어지는 날이면 생각나서 또다시 찾아보는 영화이다. 보통 일 년에 두세 번은 본다.

이 영화를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중에서 '은수의 집'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주 단순하게 은수의 집은 묵호 '삼본 아파트'에 있다.

묵호 바다가 한눈에 보이고 묵호항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삼본 아파트가 묵호에 있어서 그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넘게 흘렀지만 지금도 많은 곳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장면들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은수: "라면 먹을래요?" 그렇게 사랑이 설레게 다가와 봄날을 맞았고,


상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하지만, 이렇게 봄날은 가버렸다.


영화는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려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계절이 바뀌고 변하듯이, 자연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각자의 사랑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은수는 부담 없이 가벼운 인스턴트식 사랑이 필요했고, 상우는 플라토닉 한 사랑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그냥 세월이 가면 세상에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변하듯이, 그들의 사랑도 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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