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사람들 9

어판장 고모

by 그린로즈
어판장에서 일하시는 고모 2009년

새벽부터 비가 내리던 날. 묵호항 어판장에 활기가 뛰기 시작했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고깃배가 들어온 것이다.


오징어도 잡아왔고, 쥐치도 보였다. 어느새 비는 멈추고 살아 숨 쉬는 묵호항 어판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를 참 일찍 시작하고 그만큼 열심히 살아간다.


그들 중에 나의 고모도 계신다. 안묵호로 시집와서 어판장에서 활어를 팔기 시작하신 지 40년은 되셨을까? 이제는 안 아픈 곳이 없으셔서 일도 자주 쉬시는 날이 많아지시더니 이젠 거의 문을 닫으셨다. 한 동안 아들과 함께 일하시기도 하셨지만, 이제 힘에 부치시나 보다..


눈에 보이는 어판장은 조금은 활기를 되찾은 듯싶지만, 언제나 그 속 사정은 나도 알 길이 없다. 내가 이곳에서 직접 장사를 해보지 않는 이상 잘 모를 일이다. 단지 다들 고생한 만큼 벌어가셨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항상 묵호항에 가면 고모에게 인사도 못 드리고 올 때가 많다. 추운 곳에서 일하시는 고모한테 죄송하기도 하고, 젊은 나는 사진을 한다며 멋들어진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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