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판장 고모
새벽부터 비가 내리던 날. 묵호항 어판장에 활기가 뛰기 시작했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고깃배가 들어온 것이다.
오징어도 잡아왔고, 쥐치도 보였다. 어느새 비는 멈추고 살아 숨 쉬는 묵호항 어판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를 참 일찍 시작하고 그만큼 열심히 살아간다.
그들 중에 나의 고모도 계신다. 안묵호로 시집와서 어판장에서 활어를 팔기 시작하신 지 40년은 되셨을까? 이제는 안 아픈 곳이 없으셔서 일도 자주 쉬시는 날이 많아지시더니 이젠 거의 문을 닫으셨다. 한 동안 아들과 함께 일하시기도 하셨지만, 이제 힘에 부치시나 보다..
눈에 보이는 어판장은 조금은 활기를 되찾은 듯싶지만, 언제나 그 속 사정은 나도 알 길이 없다. 내가 이곳에서 직접 장사를 해보지 않는 이상 잘 모를 일이다. 단지 다들 고생한 만큼 벌어가셨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항상 묵호항에 가면 고모에게 인사도 못 드리고 올 때가 많다. 추운 곳에서 일하시는 고모한테 죄송하기도 하고, 젊은 나는 사진을 한다며 멋들어진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