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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Oct 17. 2023

연결이 되고 나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시작

떨어져 있던 두 개의 시장을 연결시키고 나면 진정한 의미에서 플랫폼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이 성립되었다고 플랫폼 기업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기서 기업은 경제 주체로서의 기업을 의미한다. 시장에 연결이 필요한 니드가 있었고 이를 해결한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수익창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우리는 이를 비즈니스 모델이라 부른다.


연결의 대가로 돈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개방된 인터넷 환경에서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인데 검색을 통해 정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하지만 그 연결은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된다. 물론 그 연결을 위해 구글은 서버를 갖추고 검색엔진을 개발해야 하기에 비용이 발생하지만 별도의 대가를 공급자와 수요자 그 어느 쪽에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구글은 광고라는 제삼자로부터 돈을 받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이 광고로 돈을 버는 모델에 대해서는 이후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그래서 플랫폼은 다음 단계의 가치 창출로 넘어가게 된다. 


가장 일반적인 가치창출 방식이 거래이다. 연결을 거래로 확장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이고 전자상거래가 대표적 사례이다. 검색을 통해 내가 원하는 상품을 찾는 행위는 연결의 행위이다. 모든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검색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검색이라는 시장에서 구글 다음으로 많은 트래픽을 보유한 기업이 아마존인 것을 보면 이해가 가능하다. 거래는 이 연결이 이뤄지고 난 후에 시작된다. 


드디어 플랫폼이 연결시켜 준 두 시장이 거래를 하는 것이다. 거래를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한데 한국에서도 종종 쇼핑몰 사기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이 과정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즉 플랫폼은 두 시장 사이에서 서로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장치를 제공한다. 상품검색이 연결을 위한 도구라면 결제대행, 혹은 에스크로는 거래를 위한 도구이다. 구매 대금을 플랫폼이 받아서 판매자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플랫폼의 역할이다. 물론 이 역할이 대금 지불 방식의 다양화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연결을 통해 거래로 이어지는 가치의 창출은 그래서 플랫폼의 가장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플랫폼이 이 형태를 따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경쟁도 심하고 경쟁의 결과 가장 큰 규모를 가진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 이 형태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플랫폼의 종착역이 독점이지만 이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그 과정, 즉 경쟁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과정이 녹녹하지 않다. 쿠팡이 현재의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만들어 낸 손실이 5조 원에 가깝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쿠팡은 2023년에서야 드디어 연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붉은 선이 지속적인 매출의 증가를 보이고 파란색이 손익변화를 보여준다. 


쿠팡의 매출과 영업이익 연간 추이



두 시장을 연결된 후 이를 거래가 아닌 다른 가치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교류라는 가치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서 또 하나의 연결이 나타난다. 바로 사람의 연결이다. 바로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플랫폼이다. 사람들이 연결되고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이 네트워크 위에 정보와 콘텐츠가 유통되기 시작한다. 사람의 연결과 정보의 연결이 엮이면서 거대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플랫폼은 처음부터 다수가 존재하기 힘들고 누군가 한번 시장을 장악하면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도 어다. 이 시장을 페이스북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쟁을 막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는 등의 반독점적인 선택이 있었지만 사람들의 네트워크라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연결의 가치를 쉽게 복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의 싸이월드는 사람 간의 연결은 이뤄졌지만 그 위에 적절한 정보와 콘텐츠를 싣지 못했고 그래서 실패했다.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 네트워크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당근마켓인데 당근은 하이퍼 로컬의 연결이라는 가치를 아주 잘 만들었고 이를 통해 큰 가치(3조원)를 인정받았다. 문제는 당근의 연결의 가치는 동네사람들 간의 연결이었다. 즉 사람 간의 연결이 가치의 시작이었고 그 연결의 목적에는 중고거래가 있었다. 약간 혼동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들이 당근의 가치를 거래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근은 거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사람들 간의 연결을 만들어 낸 플랫폼이다. 그래서 당근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당근에서의 중고거래가 플랫폼을 배제한 거래, 즉 단순한 연결이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 거래를 통해 사람 간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근은 거래라는 가치를 포기하고  사람들 간의 연결을 만들어 냈기에 뒤늦게 거래를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동네사람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어 보인다. 당근에 들어가면 "동네생활"이라는 메뉴가 가장 먼저 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작지만 많은 숫자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광고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당근의 생각이다. 어쩌다 보니 당근은 네이버의 지역광고와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비즈모델, #연결가치, #거래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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