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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Dec 22. 2023

페이스북의 유료화?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메타는 2023년 10월 유럽에서 유료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모바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13유로를 지불해야 합니다. 유료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혜택은 광고가 없는 것입니다. 


벌금을 낮추기 위한 노력

메타의 이런 선택은 지난 5월 아일랜드 “Data Protection Commission”이 부과한 12억불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결정의 가장 큰 근거는 메타가 유럽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EU 밖, 즉 미국으로 빼나 가는데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privacy law)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메타는 즉시 반발 항소하면서 동시에 두가지 행동에 돌입합니다. 



첫번째는 2020년에 만료된 미국과 EU간의 데이터 전송에 대한 합의를 부활시키는 일이었습니다. 두 정부는 합의를 통해 보다 강화된 조건으로 2023년 7월에 Privacy Shield Framework이라는 원칙합의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이는 두 정부간의 합의이지만 이 합의가 가장 필요했던 기업인 메타가 뒤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상상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10월에 이뤄진 유료화 상품의 출시에 대한 언급입니다. 유료상품 출시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사실만으로 항소심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메타의 유료 요금제 도입은 실질적인 유료 가입자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진정한 유료 가입자가 필요했다면 한달에 13유로라는 높은 수치를 설정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SNS 기반 미디어 플랫폼

메타가 갖고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라는 두 개의 서비스는 모두 SNS를 기반으로 합니다. 바로 사회관계망 서비스인데요. 이는 사람들 간의 연결을 기본으로 합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은 오프라인에서의 현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형성되고 확장되지만 온라인 상에서의 새로운 네트워크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기인과의 관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현실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지만 SNS 상에서는 가능합니다. 사람들은 SNS에서 소식을 나누고 친구를 찾고 친구의 소식을 듣는 사회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사회관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디어 플랫폼이 형성됩니다. 사람의 연결 위에 정보의 연결, 콘텐츠의 연결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형성된 네트워크에 비즈니스 목적를 가진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광고만을 개제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위한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개인정보들이 보다 자세해지고 정확해지기 시작합니다. 펫 사료를 제작 판매하는 기업이 운영하는 페이지에서는 펫에 대한 정보와 사진이 제공되고 새로운 나온 사료에 대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펫을 가진 참여자들이 참여하면서 이들의 펫에 대한 정보가 자연스레 메타에는 축적이 되어집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SNS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모두의 활동이 모두의 정보로 재탄생됩니다. 일종의 사회적 협업 시스템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SNS 참여자들이 마냥 수동적이지만도 않습니다. 스스로가 이 미디어 플랫폼의 공급자가 되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달하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이 결과 수십만 수백만의 팔로워를 가진 참여자들이 생겨납니다. 메타와 같은 플랫폼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는 우리는 보아왔던 배너광고와는 조금 차원이 다릅니다. 


또 하나 페이스북의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는 “뉴스피드”입니다. 뉴스피드는 페이스북이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뉴스피드의 핵심 알고리듬인 “엣지랭크”는 SNS기반 플랫폼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주변친구들의 행위입니다. 나의 친구들이 모두 “글로리”라는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면 이 콘텐츠는 나에게도 피드됩니다. 친구들의 대화에서 내가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물론 어제 벌어진 우리 동네의 반드시 알아야 할 사건 사고도 피딩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이 서비스는 성립 가능하고 그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뜻입니다. 


훌륭한 광고 플랫폼 메타

페이스북이 가장 훌륭한 광고 플랫폼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정확한 타겟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플랫폼 보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고객에게 나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즉 투입광고비 대비 가장 높은 매출전환율을 보이는 곳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페이스북 광고 점유율 추이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개개의 사용자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 플랫폼 기업이 바로 메타입니다. 하지만 광고가 그만큼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는 그만큼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간 메타의 개인정보 관련된 사건 사고들을 보면 그 여파의 심각함은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미 대선에서의 정치 컨설팅 기업과의 부적절한 데이터 공유문제는 대선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될 만큼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메타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개인정보 보호라는 문제와 SNS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양립이 가능할까요? 결론은 어렵다입니다. SNS 기반 미디어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역시 광고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면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료 고객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추천은 계속됩니다. 여전히 그 사용자에 대한 정보는 축적되고 관리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설정에서 시청기록사용을 중지하면 됩니다. 유료서비스를 가입하고 시청기록을 중지시키면 유튜브는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구글의 동영상 검색”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즉 연결을 통한 추천이 가장 중요한 플랫폼에서 연결을 모두 끊어 내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 문제는 SNS를 기반으로 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집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설정을 통해 뉴스피드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동일합니다. 


페이스북이 유료 상품을 내 놓았습니다. 사용자는 돈을 지불하면서 SNS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제외하기를 원합니다. 매우 역설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개인정보 침해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SNS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유료상품의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결국 페이스북의 고객이 아니기에 메타는 유료 상품을 주저없이 출시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 메타의 생각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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