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의 CEO 교체와 DTC의 포기??
나이키가 수장을 교체했다. DTC 전략을 이끌던 존 도나휴를 내리고 올드보이 엘리엇 힐을 새로운 CEO로 선임한 것이다. 이 뉴스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나이키의 선택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참고로 엘리엇 힐은 나이키의 공동창업자로 나이키에서만 일생을 보낸 사람이고 존 도나휴가 CEO가 되던 해 퇴임했다. 나이키의 역사적 인물이고 그래서 올드보이라 칭한다.
나에게 나이키는 지난 몇 년 동안 좋은 글감이었다. Direct to Consumer라는 전략을 실제로 실험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소비재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로써 그 실험은 실패로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문제는 많은 기사와 글들이 나이키의 실패의 이유를 DTC에서 찾고 있는데 그 어떤 기사도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공부해보면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나이키 실적의 하락의 원인은 다양한 레이어에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보면 나이키라는 스포츠 브랜드가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고 보아야 한다. 세상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변화했다. 이제 젊은 친구들은 SNS를 통해 세상을 보기에 소비라는 관점에서 가장 큰 가치는 나를 다른 사람과 다르게 표현하는데 있다. 이제 누가 나이키를 신느냐는 비아냥은 나이키 운동화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차별화라는 트렌드와 반대에 있다는 뜻이다. 나이키가 비워버린 풋라커 매장을 온 홀딩스의 ON Running과 Deckers Outdoors의 HOKA One One이 차지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 점을 확인시켜 준다. 이 브랜드들의 가격은 20만 원대로 나이키 대비 싸지도 않다. 단지 이 브랜드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고 나이키를 신으면 왠지 트렌드에 뒤쳐졌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나이키의 하락과 더불어 전통의 강자인 아디다스가 도약했다면 이 가설이 맞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추락은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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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나이키의 DTC 사업전략 일관성 상실이다. 나이키가 스포츠 웨어라는 한계를 넘어 패션 브랜드로 발돋움하려 했다는 나이키 전략에 대한 추측이 있는데 직접 들어보지 않았으니 이를 믿기에는 너무 근거가 부족하다. 하지만 DTC 전략을 계속 모니터링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DTC 전환의 속도와 내실은 4년 전에 선언했던 것 대비 많이 부족했다. 먼저 코로나를 겪고 나서 실적이 부진해지자 DTC 전략의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다시 기존 간접망과 손을 잡는 등 전략의 일관성을 포기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나이키의 Direct 비율은 견조하게 성장해왔다. 물론 이 비율의 증가를 통해 매출이익율, 영업이익율 등 다양한 수치들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지만 가장 높은 곳에 있는 Top라인의 매출이 증가하지 못했다.
그림에서 보듯이 나이키의 직영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43.7%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2024년 보고를 보면 이 수치는 44%로 정체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략의 일관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매출성장의 하락, 주가의 하락 등을 경영진이 견뎌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나이키의 창의성이 떨어지지 않았냐는 비판에 존 도나휴가 재택근무 때문이라 답변했던 것을 기억해 보면 전략 실행에 있어서 일관성을 유지 못하고 있는 티가 너무 많이 난다. 나이키가 Direct 비율을 5년 내에 50%를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이 전략적 방향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너무 위험스러운 발상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면 더더욱 문제로 보인다.
셋째, 사람들은 너무 쉽게 나이키의 창의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한다. 필자도 최근 나이키 에어맥스 SNDR을 주문했다 반품한 적이 있다. 나이키의 새로운 상품이고 디자인이 멋있어서 한번 시도해 보려 했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해 반품했다. 하지만 나이키의 상품 라인업은 엄청나게 많고 그 상품 라인업이 DTC 전략과 반대방향에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차라리 고객과의 관계가 강화되었기에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더 창의적인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 DTC 전략의 핵심이었다. 단지 나이키의 이 디지털 전환이 속도도 느렸지만 상품 개발이라는 영역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질적으로 훌륭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즉 DTC와 상품의 창의성의 하락과는 실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조직운영을 함에 있어 방점이 상품기획이 아닌 고객에 있기에 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가능한 추론이다. 존 도나휴가 상품개발이 아닌 전략에 몰두했기에 상품 기획부서들의 임원들이 일을 안 했다는 것인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이키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비즈니스 모델 설계라는 책을 쓰면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개관계라는 관점에서 모델 그 자체를 바꾸는 시도를 한 기업으로 나이키 이야기를 썼는데 이제는 결론을 추가하는 것으로 글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나이키의 비즈니스 모델 변경 시도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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