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플랜B 해제하고 일상으로 복귀 예정(1월 27일부터)
연말 연시를 맞이해 보여지는 각종 규제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는 조치가 아니라 확산의 속도만을 늦추는데 있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공연을 완성하는 모두(관객 포함)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 했을 때 공연장은 그 어느 곳 보다 가장 안전한 곳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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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COVID-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장으로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런던의 칸(Sadiq Khan)시장은 최근 런던 관객들에게 “공연장으로 돌아가 공연 산업을 서포트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는 지난 12월6일 있었던 ‘웨스트 엔트 티켓 프로모션(West End-wide ticket promotion’ 런칭 행사에 참여한 칸 런던 시장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또 다시 어려움을 겪고있는 공연계 많은 프리랜서들을 언급하는 도중 나온 것인데, 런던의 주요 공연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약 60여편의 크고 작은 공연들이 내년 1-2월 관객을 불러들이기위해 티켓 가격을 일제히 낮추는데 동의한 후 따른 것이다. 이번 행사는 그간 있어왔던 무대 지지 캠페인(#BanckOnStage)과 연장 선상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웨스트 엔드의 연극 <해리포터>와 같은 비교적 큰 작품의 소냐(Sonia Friedman)같은 프로듀서들은 작품 개발의 위험 부담을 줄일 보험 상품의 부재를 매일같이 언급하고 있으며, 보다 작은 규모의 제작사들은 공연장 내에 배치되어 프로그램북이나 식음료 서비스를 책임지는 극장 스탭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어 해고가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렇듯 공연계의 에코시스템이 조금씩 붕괴되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시장은 덧붙였다. 당장 정부의 새로운 지원 정책이 후속 조치로 발표되기 전까지 지금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런던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시민들이 공연장으로 돌아가 산업을 지지해 주어야 한다고 촉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공연장 출입에 음성확인서를 급하게 도입했고 법적으로 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가 공연 산업을 지지하지도 않으면서 우리 가까이에서 공연장과 배우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에 더이상 불평할 수 없지 않습니까? - 칸 런던 시장
과거 영국인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부모님 때부터 오랫동안 서비스를 해왔던 공연장이 사라지는 것을 심각하게 반대해 왔고 극장을 돌려달라는 캠페인을 보는 것은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런던 시장은 이점에 착안해 위와 같이 호소한 것이다. 특히 영국인들 스스로 자신들은 월클(World Class)등급의 공연(장) 컨텐츠가 많이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번 캠페인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 기간에 유래 없는 할인이 시작된 점에 반기고 있다. 개별 배우들과 창작진들을 돕는다는 것 외에 공연 산업 전체가 다시 살아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듯하다. “공연장 바닥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며 런던 시장이 공연계 대변인 모습을 자처하는 장면을 마주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주변 레스토랑이나 숍을 이용하는 것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겐 필수 요소이기에 침체된 도시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공연 산업을 우회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은 지금까지 영국 팬데믹 기간 중 가장 많은 일일 감염자수(평균 10만 이상)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까지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을 인지하지 못해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전지역에서 작품 취소의 뉴스가 발표되기 시작했고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웨스트 엔드에 오픈해 큰 주목을 받았던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연들이 취소되고 있으며, 런던 국립극장(NT)도 신작 연극의 오픈 준비중이었던 작품들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만 약 20만명의 프리랜서 예술가들이 또 다시 타격을 입었고 이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패키지와 세제 혜택이 제시되지 않으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런던 극장 협회(SOLT)가 경고하고 있다. 팬데믹 전 기준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연간 평균 1,200만 관객이, 런던 웨스트 엔드는 약 1,500만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으며, 공연 시장을 영국 전체로 확장하면 연간 3,400만 관객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 종종 프리미어 리그(2019년 1,450만)와 비교를 하기도 하는데 축구장 관객과 비교해도 공연장이 약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산업 규모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각각의 정부 기관에 요구하고 있지만 이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에서도 적절한 수준의 지원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프리랜서 예술가들은 그대로 공연계를 떠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문화 복구 기금(Culture Recovery Fund)의 추가 지급이 시급한 이유이다.
한편,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RSC)는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 간에 안전에 대한 신뢰도(Audience Confidence)를 높이기 위해12월 15일부터 18세 이상의 모든 관객들에게 2차례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 했다. 지금은 공연이 보여지는 무대에만 적용(부대시설 제외)되지만 이미 모든 규제가 사라진 지 반년 정도 지난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같은 움직임은 매우 강력한 조치로 해석된다.
배우 협회(Equity)에서는 지난 12월 8일 백신 접종을 강제하며 “배우들도 바이러스 확산을 멈추기 위해 배우로서의 역할을 다 해야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 나타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람들 중 특히 배우, 뮤지션과 무대 크루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고 예매율은 다시 바닥에서 머문다. 하필 전통적으로 연중 가장 바빠야 할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일어난 불운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이 시기에 선보였던 대부분의 라이브 공연 예술은 재정적인 기초를 다져왔음을 상기해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중요한 점이 있다면 작년 위기속에서도 공연계는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체계적인 자금지원, 복구 계획을 세우고 실제 코로나를 극복해왔다. 새해를 맞이해 지금까지 노력했던 모든 수고가 다시 무너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국의 최근 행보들은 마지막 전쟁처럼 보이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연말 연시를 맞이해 보여지는 각종 규제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는 조치가 아니라 확산의 속도만을 늦추는데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공연을 완성하는 모두(관객포함)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 했을 때 공연장은 그 어느곳 보다 가장 안전한 곳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맞이한 공연계 최대 위기를 2022년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은 1월 27일 플랜B가 전면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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