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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OVESTAGE Jan 23. 2024

예술과 명품은 포장이 중요한 사기?

전문가들과 일반인 모두 예술과 예술이 아닌것을 구별할 수 없다...

작년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뉴욕 지하철에서 45분 동안 연주를 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박수를 쳤고, 바이올리니스트는 약 30달러의 팁을 받았죠. 아무도 몰랐지만 그 바이올리니스트는 세계 최고의 음악가 중 한 명인 조슈아 벨(Joshua Bell)이었습니다. 

Photo by By Amy MacKenzie

조슈아는 그 지하철에서 350만 달러에 달하는 바이올린으로 지금까지 작곡된 곡 중 가장 복잡한 곡 중 하나를 연주했습니다. 조슈아 벨은 지하철에서 연주하기 이틀 전에 보스턴의 한 극장을 매진시켰는데, 그 좌석은 평균 100달러 정도였어요. 

공연장에서의 연주 장면: 거리에 서서 연주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이 실험은 평범한 환경에서는 비범한 사람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간과되고 저평가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가끔은 이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이런 사례는 다른 장르의 예술에서도 자주 목격 됩니다.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 이름만 거론해도 알 수 있는 영국의 화가 뱅크시는 한 때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자신의 그림을 몰래 걸어둔 사건이 있었습니다. ‘도둑 전시’라고 알려진 이 방식은 떄로는 작품을 걸기 위해 그림과 액자, 안내 문구까지 완벽하게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걸린 다른 작품과 비슷하게 만들었죠. 접착제가 마르면서 두시간 30분 만에 작품이 바닥으로 떨어져 발각이 되었지만 당시 위대한 작품속에 하나로 속해있던 무명 화가의 허접한 작품을 사람들은 구별하지 못하고 동급으로 인식해 위대함을 찬양했죠. 유명한 평론가들이나 수백억대의 작품을 소장하는 영국의 예술 애호가들이라 하더라도 작품을 알아보는 눈은 모두 거짓이었을까요?

작품을 떼어내는 뱅크시


이는 예술 작품의 가치가 작품에만 순수하게 작품에만 있지 않고 때때로 작가의 인지도나 작품이 갖고 있는 배경 스토리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관람객들이 그 작품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예술이 객관적인 품질보다는 주관적인 인지와 해석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리 패션위크에 5파운드짜리 시장에서 산 청바지를 잔뜩 가방에 메고 명함을 위조해 런던 동쪽의 젊은 디자이너라고 속이고 참가한 가짜 디자이너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전세계에 수백억원의 부띠크를 운영하는 판매상들과 세계적 모델, 디자이너는 이 5파운드 짜리 청바지를 수백만원짜리 브랜드 속에서 구분하지 못한 채 다음 시즌 주문을 약속했고, 모델들은 앞다투어 그의 옷을 입어보며 멋지다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그냥 발음이 좋아서 지어낸 ‘조지오 페비아니(Georgio Peviani)’를 청바지에 붙인 우바(Oobah Butler)라는 사람은 런던 동쪽에 살고 있었던 백인 금발의 백수였죠. 키가큰 금발의 백인 남성이 런던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파리 패션위크에서 신원 조회를 가뿐이 넘기고 2018년 가장 혁신적인 젊은 디자이너로 주목받았습니다. 우바는 이 모든 일들을 카메라에 담아 영국의 아침방송에 등장하면서 전세계 명품 패션 시장은 다 사기임을 폭로했습니다. 어떻게 5파운드짜리 청바지와 수백만원씩이나 하는 명품 브랜드의 원단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세계 최 상위 패션계의 축제인 파리 패션위크에 모여 있는지, 명품이란 정말 존재하는가 하는 “Big 엿”을 던진 사건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옷의 실제 품질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포장되고 마케팅되는지입니다. 세계적인 부띠크 운영자들과 디자이너들이 길거리 옷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들이 브랜드나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패션계를 조롱한 우바
거리 청바지 브랜드를 판매한 실제 주인과 우바의 만남. 우바가 세상을 조롱하고 직접 청바지의 주인을 찾아가 자신이 한 행동을 고백했으나 처음엔 믿지 않는다. 이후 영상으로 증명함.


세계적인 연주자가 길거리에서 연주했을 때 겪는 경험은 이러한 현상을 음악계에 적용한 것입니다. 이 경우, 관객들은 연주자의 실력이나 명성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의 연주를 평가할 때 다른 기준을 적용합니다. 이는 예술이 때때로 환경과 맥락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술은 포장이 중요한 사기일까요? 예술가나 그의 작품이 명성이나 그것이 보여지는 맥락에서 분리되어 제시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평가를 할 능력이 있을까요? 이 질문은 예술의 가치와 그것이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깊은 고찰을 요구합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독립적인 가치를 가지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평가하는가는 종종 사회적, 문화적 맥락과 관련이 깊습니다.

예술 분야를 벗어나 우리의 일상인 와인 시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됩니다. 고가의 와인 라벨을 저가의 와인 병에 붙이면 전문가들조차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이는 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브랜드와 인지도가 사람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파리 패션위크에서 모델 디자이너들과 함께한 사진

종합해보면, 예술은 ‘사기’라기보다는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물입니다. 완성도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한 논의는 예술계에서 오래되고 복잡한 주제이죠. 예술의 가치는 그 자체의 품질, 창작자의 명성, 사회적 인식, 문화적 맥락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때로는 이러한 요소들이 예술 작품의 본질적 가치를 가릴 수도 있지만, 이것이 예술 자체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은 여전히 인간 경험의 중요한 부분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예술 작품을 평가하는 방식은 단일한 기준보다는 다양한 관점을 포함해야 합니다. 예술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함으로써, 우리는 작품이 가진 다면적인 가치와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감상자에게 다양한 해석과 경험을 제공하는 매체이며, 이러한 다양성이 예술의 진정한 매력 중 하나입니다.


#예술은사기다 #예술은사기 #GeorgioPeviani #OobahBut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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