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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서랍과 정서 지능

by 사라랄라 철사라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감정서랍이 있다. 상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들은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어렸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장면은 얼핏 기억이 나지만 상황에 대한 뚜렷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그때 그 장소에서 느낀 감정들은 내 마음속 감정서랍 어딘가에 고이고이 들어있다.


어린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아이들과 추억을 쌓으려고 여행을 다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기억도 못할건데 너무 열심히 다니는거 아닌가?' 남는건 사진이라며 열심히 찍어댄다. 나중에는 부모이고 성인인, 나도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무슨 추억과 기억이 있는지는 점점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아이들은 기억은 못해도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그 감정으로 살아가는거라고...

머리를 한대 맞은것 같다.

부모와의 추억으로, 좋은 감정으로 남아 이것들이 이 아이들의 삶에 자양분이 된다는 것을.


감정과 학습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뇌과학에 의하여 밝혀진 바에 의하면,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피질과 ‘감정’을 느끼는 변연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인간의 뇌가 왜 어떻게 이렇게 진화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학습에 있어서 왜 정서적인 면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타자를 배려하려면 본능에만 의존해서 살아서는 안 되며 그러려면 좀 더 지적인 능력이 좋아야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인 능력은 감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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