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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youth Aug 31. 2019

마이 디얼 브런치

글이 삶의 기쁨이 되는 공간

2019년 7월, 휴가에서 품고 돌아왔던 여유와 용기가 회사 출근과 함께 단 하루 만에 산산조각 났다. 책상에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나 스스로가 정말이지 필요 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정말 일분일초도 허투루 쓴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회사에서 원치 않게 주어지는 시간과 여유가 원치 않게 떠맡는 일보다 두려웠다. 억지로 쉬어야 하는 게 고문 같았다. 매너리즘에 빠진 나는 도대체 어떻게 이 삶을 이끌어 나가야 할지 고민됐다. 무언가 삶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학창 시절부터 1등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다. 하지만 5등 안에는 들어서 "근데 쟤도 잘하잖아"하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회사에서도 리더가 되고 싶었던 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잘하는 직원이고 싶다.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추진할 순 없겠지만 지금 이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정말 뭔가 다시 나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지켜 줄, 그리고 내가 이룬 것에 들떠서 신난 마음에 밤잠 설치고 싶었다. 아직은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고 싶었다. 용기를 내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10일. 난 다시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

사실 처음엔 기록하고 싶었다. 여행의 여운과 한 여름밤의 꿈같은 일주일을 영원히 잊고 싶지 않았다. 그때 그 기분과 남편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쓰고 싶었다.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 정성 들여 썼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글이 포털과 브런치에 노출되어 수천 명의 모르는 분들이 내 글을 봐준다고 생각하니 소름 끼친다.(모든 분들이 내 글을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봐주지는 않겠지만 저의 공간에 잠시라도 와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브런치가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지금 이 기쁨과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솔직한 글을 이 공간에 쓰고 싶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브런치는 내게 글이 삶의 이유, 기쁨이 되는 공간이 되었다.


누가 보면 책이라도 나온 줄 알 것 같은 유난스러운 글이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인 아줌마를 다시 끌어올려준 브런치에 감사하는 마음을 남기고 싶어 이 글을 남깁니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나를 위해 책상까지 사 준 나의 남편,
모든 내 글의 주인공인 오빠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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