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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품상회 Jun 26. 2019

설렘 하나로 시작했던 첫 연애와 첫 이별

처음이라서 2화

[나한테 관심 있는 거 같아, 나의 첫 짝사랑] 1화 다시 읽기


설렘 하나로 시작했던 첫 연애와 첫 이별


짝사랑이 첫 연애로 이어졌다. 학과에서 첫 CC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나를 놀리는 상황이 재미있어서 더 장난치며 놀았다. 주변 사람이 아닌 남자 친구에겐 또 다른 내 모습이 나왔다. 남자 친구가 나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서 보지 말라고 머리를 콩하고 때리기도 했고, 빤히 쳐다볼 때면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어 웃곤 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즐거웠다. 원래 이렇게 세상이 재미있는 거였나 싶을 정도로. 수업이 같아서 매일 붙어 앉았고, 점심시간에도 뭐 먹을지 고민하면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저녁이 되어 헤어질 때가 오면 아침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며 떼쓰곤 했다. 그런 표정을 보며 남자 친구는 친구로 알던 때랑 왜 이렇게 다르다며 매일 장난쳤다. 


둘 다 첫 연애여서 일까. 연애하면 뭘 하고 싶었는지 공유했다. 도시락 싸서 놀이공원 가기, 어깨 기대며 영화보기 등 특히 팝콘 먹을 때 손이 맞닿아 서로를 보며 이거 어디서 많이 봤다며 웃는 여러 말이 오갔다. 생각만 해도 어리고 풋풋하다. 우린 자체 휴강하여 놀이공원에 갔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놀이공원을 전세 낸 듯 마음껏 놀았다. 평소보다 꽤 추웠던 날이라 손 발이 차가워진 내 손을 호 하고 불어주던 그 따뜻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크리스마스 때 내가 일하는 곳까지 몰래 놀러 와 꽃 한 송이를 주던 기분까지. 큰 이벤트보다 소소한 이벤트를 좋아해서 평소에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하던 말이 있다. "연애하면 진짜 평범하지 않은 연애를 할 거야. 매일 밥 먹고 놀이공원 가고 너무 시시해" 자꾸만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때와 달리 난 평범하다던 그 연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했던 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연락 없이 친구들과 놀면 서운했고 쪼잔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애써 쿨한 척 행동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과 달라 라진 관심에 지치기도 했다. 감정 상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하면 전할 수 있는지 방법을 몰랐다. 그렇게 속마음을 감추고 참다 보니 혼자 지쳐버렸다. 결국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권태기가 왔다. 같이 있으면 좋았던 때와 달리 같이 있으면 무료해졌고, 싸우기 싫어서 진짜 필요한 말들을 뒤로 숨겼다. 숨 막혔다. 서로 행복하기 위해 만나는 일들이 오히려 서로를 지치게 했다. 점차 연락이 뜸해졌고 우린 헤어지기로 했다. 헤어지면 괜찮을 줄 알았다.


갑자기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하며 나를 괴롭혔다. 괴로운 시간을 억지로 잊으려 했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그 친구가 생각나지 않도록.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지만, 그땐 첫 연애였고 첫 이별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장의 괴로움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괜찮은 듯싶을 때 친구와 술을 마셨고, 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졌다. 몇 시간 동안 울었던 것 같다. 너무하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각종 욕을 퍼붓고, 좋은 사람이었다가 다시 나쁜 사람이었다며 울었다. 여러 번덕이 오갔다. 다 울고 나서 창피했지만, 울고 나니 속이 편해졌다. 표현해야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진다는 걸 알았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니까.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 맞춰나가야 한다. 부끄러워 얼굴 빨개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꽤 흘렀다. 한때 걔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이라 후회했던 적도 있지만, 20대 초반을 사랑스럽게 기억하게 해 줘서 고맙기도 하다. 


*다음 편에 계속

3화: [나 빼고 핸드폰 다 있어, 핸드폰 안 사주면 밥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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