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단위계가 국토부 발행 표준 교재에 단위계가 없음이 못내 아쉽다.
코로나-19라는 공식 명칭이 낮 설은 전염병이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혀 2월 갑자기 회사는 3월 강제로 전사적인 10일간의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한달 전 1월 25일 설 명절을 맞이하여 친지 일가 가족들이 모여 중국 우한에서 대한항공 B747 특별기로 입국하는 교민들의 모습을 뉴스로 보면서 많은 걱정하고 우려 했는데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러고 보니 회사에 입사하여 많은 역경이 있었다.
1997년의 IMF 국제 통화 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구제금융 요청 사태
2002년 중국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넘겼다.
그런데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전세계적 확장성과 피해 크기를 가능하기 어려웠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았다. 3월에 10일간의 무급 휴직 발표와 동시 4월부터는 20일간, 또는 15일간의 무급 휴직이 논의되고 현실이 될 것이라는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 입사 전 준비되지 않은 일을 해서 실패했던 금속공예 사업화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항공기정비사 교육기부 활동을 통하여 항공기 정비사 직업과 항공기를 알려주는데 미국단위계(US Units)인 인치(inch)만한 것이 없었다. 대한민국은 표준도량형을 미터법으로 하고 있지만 항공분야에서 절대적인 미국단위계의 인치는 잘 알고 배워야 하는 기초임에도 관심은 적었다.
2008년 동료 정비사의 질문과 나의 답변으로 시작한 공부인데 할수록 재미가 있었다.
미국의 역사, 과학, 군사문화까지 조금씩 알아가면서 항공기의 가장 기초인 제작단위와 운용 단위계를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충남 당진 한국 도량형 박물관이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이런 사람인데 방문을 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토요일이어야 과장님을 만날 수 있다 하여 토요일 약속을 정하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2020년 3월 14일 충남 당진 한국 도량형 박물관 나들이 ~~~
한국도량형박물관을 다녀왔다.
과거는 현재이며 미래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박물관이 3월 23일까지 휴관이지만 관장님의 배려로 혼자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다. 박물관에 내가 개발한 자(ruler) 기부와 겸해서 늘 궁금했던 도량형박물관 갔다. 평소 같으면 빠르면 1시간 30분에서 일상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이지만 오늘은 편도 70분 소요되었다.
대한민국의 시대별 우리나라 도량형을 한눈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세종7년 박연이 해주산 검은 기장 100알을 나란히 쌓아 그 길이를 황종척 1척으로 정한 각종 악기의 제조와 음율을 맞추는 표준 자를 보고 그저 먹먹하기만 했다.
음의 길이를 자(황종척)로 표현한 우리 선조의 우수함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 왔다.
한국도량형 박물관에 벨 헬기가 있는데 우리나라(충남도)에서 1972년 일본으로부터 구입 당시 4070만원이었다고 한다. 관련자료를 찾아보니 벨(Bell) 제작으로 아주 오래된 헬기로 1989년 마지막 비행을 마친 헬리콥터(회전익기)였다.
헬기(헬리콥터)를 보는 순간 그동안 고정익기의 제작과 운용 단위계를 넘어 헬기의 단위계를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도입 후 19년 운영 이후 31년간 충남도 과학교육원에서 전시하면서 너무 많이 손상된 외관을 복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복원의 조건은 기부였다.
관련 책자, 공구, 소요자재는 박물관에서 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로 하기로 했다.
공부하면서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기에 충분한 투자라 생각되었다.
한국도량형박물관을 보고 관장님께서 직접 수집하시고 연구하고 교육하시는 이곳은 도량형의 전반적인 이해를 넘어 문학으로 발전시킨 문학관과 도서관 그리고 도량형박물관의 조화는 너무나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2020년 3월 Bell-47 만남에서 2021년 12월 그동안 헬기에 단위계에 대해 많은 접근을 했다.
올해가 저물기 전 헬기들 단위계를 정리하면서~
대한민국 전세계 6위 군사력과 단일 규모 4위의 헬기 부대가 있으면서도 헬기 단위계가 국토부 발행 표준 교재에 단위계가 없음이 못내 아쉽다.
• 미국 헬기: 미국단위계
• 유러콥토: 유럽미터법 + 미국단위계
• 러시아: 미터법(국제단위계)
사진은 1981년 최성모 기장님께 제공 받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