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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일 Nov 29. 2020

부친의 삶을 아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곳.

부인해도 나이 들어감에 언제나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에서 보게 됩니다.



부친의 삶을 아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곳.

동강을 갈때마다 생각나는 부친의 발자취.

동강은 부친, 서강은 엄니 고향.


1960년초 김해 육군 공병학교에서 군 생활하신 부친께서는 주말이면 부식 편취를 위해 사병들 강제 외박을 내 보내는 바람에 김해 부대에서 쫒겨나 부산의 극장에서 벤허를 수 없이 봤다고 하셨습니다. 김해에서 영월까지는 거리도 멀고 마땽한 교통편이 없어 외박을 주어도 갈수도 없었고, 그래서 배고픔과 함께 낙동강은 시간을 때우는 장소였었다 합니다.


사병으로 의무 복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삼옥에서 영월읍내까지 지개를 지고 강을 건너는 불편함을 없애고자 나서서 주장하여 동네분들과 함께 맨손으로 뚫었던 길이 사진의 우측(노랑) 길입니다.

참고로 영월은 석회암, 역암과 동굴이 많고 동강과 서강이 합쳐져 남한강이 시작됩니다.


젊은놈이 쓸데없이 길 뚫자고 해서 이 겨울에 꽁꽁 언 땅을 파게 만들었어!!! 라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쏟아 냈다 합니다.

지금같이 변변한 장비나 공구가 없던 시절 겨울에 산길을 내는 수작업은 많이 힘들었을거라 봅니다.

봄, 여름, 가을 농번기 농사를 짓고 농한기인 겨울에 따뜻한 아랫묵에서 고스톱과 휴식을 가지는 금쪽 같은 시간에 꽁꽁 얼어 곡갱이도 들어가지 않는 산 허리에 길을 뚫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랬을거라 봅니다.

수백명의 국민(현 초등)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깊은 동강변의 마을에서 영월읍내로 통하는 길을 뚫는 공사이기에 많은 분들께서 농한기인 겨울의 어려운 공사임에도 함께 했을거라 봅니다.


영월 읍내까지 가기 위해 산을 넘던가 아니면 지름길을 택하기 위해 강을 건너야하는 고생을 감수해야했기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공사를 했으리라 그저 짐작 만 해 봅니다.

이제는

새로이 뚫린 동강 터널로 인해 지금은 차량이 갈수 없도록 차단 되었지만 동강을 오다 가다 잠시 머물다 오는곳이기도합니다. (사진의 일몰 장소)

어쩌면 저 또한 알게 모르게 부친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지않나 합니다. 한해 두해 갈수록 부친의 얼굴과 닮아가는 저의 모습을 보니 더 그러한것 같습니다.


자(#CoreaABRuler)를 계속 만드는 저의 고집에서 그런 모습이 조금은 옅보이는 것 같습니다.

항공기 정비사로 소임을 행함에 있어 주어진 표준과 규격을 준수하는 업무가 우선임에도 표준을 어찌 해 보려 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어떻게 할수 없습니다.


자세히 표현하면

지금까지 우리 문화가 아닌 다른 야드 파운드 문화(우리의 척관법과 비슷)를 그대로 받아들이던 방식에서 현재의 우리 미터법 문화와 생활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노력중이라고 대변(代辨) 해 봅니다.

어쩌면 기존의 전화기 개념을 넘는 스마트폰과 같이 파란색 표시의 동강 터널과 같은 사고(思考)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늘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항공분야에 몸 담고 있음에 늘 변화하고 발전하는 항공분야를 배우려는 자세로 도전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진과 같이 터널이 뻥 뚫려 더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는 길이 생겼지만 예전 길은 지금도 정감 어린 길입니다.신작로 포장 이전 이 길에서 동강을 바라보면 피래미 비늘에 반사되는 반짝임은 과히 아름다움의 극치였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가족 모두 동강 삼옥리의 큰집을 방문할 때 버스가 끊겨 비포장 길 택시를 이용하려 했으나 택시의 차 바닥이 닿는다고 따블도 거부(못간다 함)해서 2시간 걸어서 갔던 길이었습니다.


지금은 깊은 계곡 어디를 가도 그러한 아름다움을 찾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잘 익은 홍시와 같은 가을이 아름다운 요즈음입니다.

11월 첫날 수 많은 산천이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에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바래봅니다.


11월을 마무리하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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