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이야기&생각하기-
9. 말도 신발을 신는다?!
9.1. 편자
⚬진행자: 말도 신발을 신는다? 상상이 잘 안되는데요.
⚬전문가: 네, 말에게도 전용 신발이 있어요. 바로 ‘편자’라고 부르죠. 서양 속담에 ‘No hoof, no horse(발굽이 없으면 말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에게 발굽은 생명과도 같은데요. 이 소중한 발굽을 보호해 주는 신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Horseshoe, 편자입니다. 우리가 신발을 신어서 발을 보호하듯이 말에게도 편자가 꼭 필요한 존재랍니다.
⚬ 진행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편자는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나요? 옛날 말들도 모두 편자를 신었나요?
⚬전문가: 옛날 야생마들은 부드러운 초원을 걷다가 위험할 때만 달렸기 때문에 편자가 필요 없었어요. 하지만 경주마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말들은 발굽이 쉽게 닳아버립니다. 그래서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편자를 부착하게 된 것이죠. 말에 편자를 다는 관행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의 야금술과 대장장이 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당시 영국 솔즈베리 평원 기병대 캠프에서는 말발굽을 제작하는 장면이 기록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동아시아에서도 오래전부터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신을 신겼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화가 단원 김홍도가 1781년경에 그린 『단원풍속화첩』에 편자를 박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와, 정말 역사가 깊네요. 그런데 U자형 편자는 누가 만드나요? 장인 같은 분들이 만드시는 건가요?
⚬전문가: 네, 맞아요. 말에 편자를 부착하는 작업을 장제(裝蹄)라고 하고, 이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장제사(farrier)라고 부릅니다. 말의 신발인 편자를 만들어 발굽을 관리해 주는 기술자이죠. 국내에는 장제사가 100명 내외로 아주 희귀한 직업에 속해요. 편자는 단순히 말굽에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말의 건강과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 기술과 경험을 요구하는 장인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편자가 왜 U자형으로 생겼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전문가: 편자는 말발굽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말발굽은 사실 말의 발톱이 변형된 부분이에요. 야생마는 땅과 마찰하면서 발굽이 자연스럽게 닳아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지만, 사육마는 계속 자라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죠. 그래서 장제사들이 4주에서 8주 간격으로 발굽을 다듬어주고 새로운 편자로 교체해 줍니다. 이는 말의 발굽 건강을 유지하고, 걷거나 뛸 때 안정적인 지지력을 제공하기 위함이에요. U자형은 말발굽의 형태를 가장 효율적으로 감싸고 보호하며, 충격을 분산시키는 데 적합한 모양이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답니다.
⚬진행자: 말의 앞발굽과 뒷발굽 모양도 다르다고 들었어요. 그럼, 편자 형태도 다를까요?
⚬전문가: 네, 맞습니다. 말의 앞발굽은 좀 더 동그란 모양이고, 뒷발굽은 계란형으로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편자의 형태도 용도와 기능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경주용, 승용, 노역용 편자가 각각 다르게 생겼고요. 심지어 발굽에 질환이 있을 때는 치료 목적으로 장착하는 특수 편자도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말의 쓰임새와 건강 상태에 맞춰 섬세하게 디자인되는 것이죠.
⚬진행자: 장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나요? 그냥 뚝딱 박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전문가: 장제는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칩니다. 먼저 장제사들은 말의 보행을 꼼꼼히 관찰하며 각 말이 걷는 방식에 따라 어떤 편자 모양이 적합할지 결정해요. 그리고 발굽을 다루기 전에는 말의 상태와 심리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큰 말들을 다룰 때는 안전을 위해 말의 상태를 안정시킨 후에 조심스럽게 발굽에 손을 댑니다. 이처럼 말의 걸음걸이와 전체적인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면서 편자 부착 작업이 아주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진행자: 설명을 듣고 보니, 장제가 오늘날 사람들의 네일 아트(nail art)와도 관련성이 있어 보이네요. 발톱을 관리하고 꾸미는 것처럼요.
⚬전문가: 재미있는 비교네요!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분야 같지만, 말씀하신 대로 깊이 생각해보면 보호와 기능 유지를 위한 전문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네일 아트와 장제는 깊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손톱과 발톱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관리하듯이, 말의 발굽도 건강하게 유지하고 기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전문적인 기술과 정성이 필요하니까요.
⚬진행자: 말산업 전문 인력인 ‘장제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을 수 있나요?
⚬전문가: 네, 물론입니다.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제 교육 과정을 통해 전문 기술을 배우실 수 있습니다. 이 교육은 만 17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장제 경험이 전혀 없어도 괜찮습니다. 교육비는 무료래요. 장제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제캠프’에 참가해 직업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한국마사회 장제사 자격증을 취득하시면 경주마 장제를 담당하게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민간 승마장이나 목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해요.
(그림 9) 말굽에 대는 U자형 쇠붙이인 편자는 순우리말로, 말의 신발 역할을 한다. 말발굽의 금속성 소리는 바로 이 편자에서 나는 것이다. 단원 김홍도가 1781년경 그린 『단원풍속화첩』에 ‘편자박기’가 실렸을 만큼 그 역사성이 깊다. 하단의 흑백 사진은 1차 세계대전(1914~1918) 중 영국 솔즈베리 평원의 기병대 캠프에서 말발굽을 만드는 모습이다.(출처:말박물관·나무위키·세계일보·일간스포츠·브리태니커백과사전).
9.2. 생각하기
❶ 자신만의 장제사가 되어 스스로를 들여다보라.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의존하며 살아간다. 마치 제주마가 튼튼해 보이는 발굽에도 편자가 필요하듯, 우리의 내면 역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시간을 갖고 있는가? 바쁜 일상에 쫓겨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진정한 강함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용기야말로 성장의 첫걸음이다. 문제가 터져 나와 당황할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만의 점검 시간을 만들어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라. 오늘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이 마음을 지배했는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라. 이런 작은 성찰의 습관이 쌓여 당신을 더욱 단단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외면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충실함이 더 오래간다. 스스로를 돌보고 가꾸는 일에 게으르지 마라. 그것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힘을 기르는 유일한 방법이다.
❷ 당신만의 편자를 장착하라.
당신은 지금 어떤 편자를 신고 있는가? 제주마가 거친 바위길에서는 철편자를, 부드러운 모래밭에서는 가벼운 편자를 바꿔 신듯이, 우리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른 자세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방식에만 익숙해져서 모든 상황에 똑같은 패턴으로 대응하려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함정이다. 직장에서 당신은 냉철한 판단력이라는 편자가 필요하다. 숫자와 논리로 말하고, 감정보다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도 같은 편자를 신고 있다면 어떨까? 가족들은 당신의 차가운 합리성보다는 따뜻한 공감과 이해를 원할 것이다. 친구들과 만날 때는 또 다른 편자가 필요하다. 진솔함과 솔직함, 때로는 유머와 장난기까지도 허용되는 자유로운 분위기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에서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어떤가? 평소 통하던 방법이 더 이상 효과가 없다면 과감히 새로운 편자로 갈아신을 용기를 내라.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방식에 매달리다가 더 큰 상처를 입는다. 유연함은 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강함이다. 물이 모든 그릇의 모양에 맞춰지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듯이, 당신도 상황에 적응하면서도 자신다움을 유지하라.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정말 필요한 편자는 무엇인가? 더 과감한 도전정신인가? 아니면 신중한 계획력인가? 따뜻한 포용력일까, 냉정한 결단력일까? 스스로에게 솔직하라. 어제의 편자가 오늘도 맞는다고 착각하지 마라. 매일 자신에게 맞는 편자를 선택하고 장착하라. 그것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지혜다.
✍ 사유의 여백: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