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을 모으면 진짜 태산이 됩니다(9)_돈의 속성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우유배달 같은 기회가 아니다.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험한 이벤트들을 거치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 겨우 찾아올 수 있는 기회이다. 현대 사회의 다양성에 힘입어 개개인들이 바라는 정점이 다르고, 그 정점의 높낮이도, 그리고 그 정점에 오르는 방법도 여러 가지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들 한 번쯤은 올라보고 싶어 하는 정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자"라는 높고도 험해 보이는 봉우리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가 자신이 원하는 그 자리에 먼저 올랐지만 그 방법을 알 수 없을 때, 우리 모두는 그 모든 과정이 기적처럼만 느껴진다. 자신의 현재 상황과 그 사람이 이룬 결과를 한없이 비교하며 그 사람에게 부러운 시선과 선망의 시선을 보낸다.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 회장 역시도 이미 그 고지에 올라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다. 그가 쓴 이번 책 [돈의 속성]에서 돈의 다섯 가지 속성과 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우리 역시 그처럼 자신만의 정점에 오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은 아니다.
이 책은 2020년 6월 15일, 초판 1쇄를 찍어낸 뒤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100쇄의 책을 찍었다. 몇 달째 경제경영 도서 부분 순위권에서 내려오지 않는, 최고의 베스트셀러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늘 좋은 책은 아니며 안타깝게도 이 책 역시도 그러하다.
수천억 대의 자산가라고 알려져 있는 김승호 회장이 쓴 책이라는 기대치를, 이 책은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강연의 내용을 패치워크 마냥 짜깁기 한 책에 불구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책의 구성은 더욱더 실망스럽다. 마치 명절에 만난, 촌수가 먼 작은 할아버지 뻘의 어른이 약주 한 잔 하신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해주는, 뜬구름 잡는 덕담에 불과하게 느껴지게 한다.
물론 모든 기본 원리들은 단순하고 우직하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또한 모든 것의 정점을 찍는 데 있어서는 기본기가 탄탄한 것이 당연시되기에, 부자가 되는 기본기에 대한 책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그런 재테크의 기본기에 대한 책은 너무도 많다. 다시 얘기하면 김승호 회장의 이름값 외에는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책이라는 뜻이다.
이 정도도 알지 못하면 재테크를 하면 안 된다.
항상 도전하고 탈출을 꿈꿔라(243p)
작은 돈이 사람을 부자로 만들고 큰돈이 사람을 가난하게 만든다(247p)
자본을 모아 투자를 통해 자본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마중물에 해당되는 돈을 모아야 한다. 이 마중물이 종잣돈이다(144)
등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재테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읽는다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돈을 바라보는 태도 혹은 부자가 된 지금 김 회장의 마음 등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한다면, 이 책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을 정도라면 주식 투자 등의 재테크를 바로 해서는 위험하다.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내용에 대해 많이 듣고 안다고 해서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김승호 회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다. 여러 명의 사장을 두는 큰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기에, 책에 언급된 것 처럼 매일매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꾸준함도 배워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라는 것이다.(서평을 쓰는 지금이 괴로울 지경이다.)
앤디 워홀의 말이 떠오른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참고자료]
1. 돈의 속성
[이 글의 TMI]
1. 사실 앤디 워홀의 저 유명한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2. 쓸 말이 없었다. 진짜로.
#돈의속성 #독서 #서평 #재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