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you miss me?

이상한 마음 서재;심리 모임

by Munal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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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두 번째 시간!!

4.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해결책을 생각해봤나요?

5.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 할까요?

6. 목표를 달성하면 어떤 보상을 해주고 싶나요?

목표를 계획하는 질문보다 어려운 내용이지 않을까 싶네요. 어떤 보상을 주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좋습니다.^^


너와 나는 한 몸이야. 부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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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때 약속하지 말고.

화가 났을 땐 대답하지 않으며

슬플 때는 결심하지 말라고 했다.

어쩌면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나가겠다는 약속을 슬플 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의무감에 하는 전화가 점점 지겨워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과 부딪치는데 거부감이 드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평생을 능력 위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삶을 살아온 내게 사람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이 먼저 보일 리가 없었다. 왜 그들은 내게 이런 것을 원할까.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시간을 이렇게 쓰고 정성을 쏟는다고 쏟았건만.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을 알아채는 것은 여전히 숙제처럼 쉽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내겐 큰 걸림돌이었다.


내 안의 arch enemy, 모리아티가 깨어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나의 본모습에 더 가까운. 혹은 원래 나의 본모습이었을지도 모르는 모리아티는 그렇게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모리아티는 내가 듣고 싶어 했던 말들을 조근조근 귓가에 흘려 넣어주었다. 다디단 말에 힘입어, 전화를 거는 횟수는 줄어들었고 그들에게 지어주던 미소도 조금씩 종적을 감추었다. 모리아티가 자라나는 만큼, 줄어들었던 마녀라는 말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병신 같아도 내가 제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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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아티 앞에서 무릎을 꿇은 대가로 나는 편안함을 얻었다. 거추장스러운 행동 따위. 어차피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라고 단정 지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부서 이동 때문에 이 곳에 있지도 않을 테니. 그들의 수군거림 따위는 상관없었다. 늘 그래 왔듯이. 비뚤어졌던 왕관을 다시 고쳐 쓰고. 냉정한 걸음으로 왕좌에 앉았다. 단지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옆에 있었던 그 사람들의 온기가 아직까지 내게 남아 내가 계속 그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나는 이 곳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개를 꼿꼿이 들기로 마음먹었다.

마지막 퇴근 후.

모든 기억을 지우듯 쓰러져 잠들고 일어났을 때. 낯선 시간대의 햇빛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번호로 걸려온 부재중 통화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병신이 또 실수를 했길래 반나절 만에 나를 찾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시큰둥하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의 주인공은 사무실 청소를 해 주시는 이모님이셨다.

오늘 아침 청소를 하시던 중 내가 보이지 않아 다른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어제부로 그만뒀다고 해서 실례인 줄 알면서도 전화번호를 물어봐 전화를 했다고 하셨다.


늘 잘 대해주고 인간적으로 대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맨날 얼굴만 봐도 맛있는 거 주고. 항상 나한테 웃어주고 잘해줘서.. 내가 해 줄 건 없고 손이라도 잡아 주고 싶었는데.... 아유 가버렸네. 이제 나는 일 할 때 누구 때문에 힘내지요? 진짜 이제 안 와요? 내가 반찬이라도 좀 해 줄까 하는데 싫어하려나.... 섭섭해서 어떻게 해요... 아이 참...


아 맞다. 얘도 있었지. 잊고 있었네 아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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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아티가 나를 신나게 집어삼키려고 했을 때. 놀랍게도 내 앞을 막아 서 준 것은 또 한 번 사람이었다. 나에 비해 초라하고 모자라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눈 밖으로 배척하려 했던 사람들. 머무르던 눈길과 시간을 거두기로 마음먹었던 사람들. 나 스스로 기꺼이 모리아티의 제물이 되겠노라 선언했지만. 그들은 나조차 포기한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 서툴고 어리숙한 솜씨로. 주제에 내게 괜찮아.라고 속삭이면서.


다시 한번 내 mind palace안으로 많은 감정들이 밀려들어왔다.

이 바보들은 어째서 내게 원하는 것이 그저 옆에만 있어 달라는 것 외엔 없을까. 좀 더 멋진 것들을 들먹이며 내게 내놓으라고 해도 될 터인데.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버티려고 이렇게 순수한 의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머저리들을 내 인생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렇게 밀어내는데도 괜찮다며 내 손을 붙잡고 늘어지는 걸 보면 이 오만한 나조차도 보듬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 테니까. 누가 정말로 모자란 사람인지. 누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인지 깨닫고 모리아티가 아닌 그들 앞에 고개를 숙여 무릎을 꿇을 수 있었다.



마주 보고 술이나 마십시다. 아 물론 저는 술 먹으면 집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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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 역시도 그들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내게 무지개를 선물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내게 나의 삶을 선물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겐 그럴 의무도, 이유도 없었을 텐데. 나는 그들 덕에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따스한 온기가 사이사이 끼어 들어가 있는 새 삶을 고이 받아 들 수 있었다. 내가 이 바보들과 함께 있다 보면. 나 같은 쓰레기도 좋은 사람.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1%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수줍지만 설레는 희망을 감히 품게 되었다.


오전 내내 숨을 못 쉴 만큼 울고 티슈 한 박스를 다 쓰고 난 뒤에, 모리아티가 내 곁을 떠나고 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리아티는 이젠 정말 사라진 것일까. 내가 그리웠지?(Did you miss me?) 라며 나를 놀리듯이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섬광처럼 내 온몸을 스쳐 지나갔지만. 내가 무너지기도 전에 그들이 나와 함께 모리아티에게 맞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시간과 어색한 감정 표현뿐이겠지만. 그것이 어쩌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 수 있는 전부인 동시에 유일한 것일 테니까. 이제는 느긋하게 나를 기다려 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그들의 발걸음을 결국 따라갈 수 있게 된다면. 나는 함께 했던 그 들의 손을 잡고 반드시 진심을 담아 그들의 눈을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함박웃음을 지을 것이다. 고마움을 담아서. 그러면 또 다른 무지개가 우리 사이에도 피어나겠지.


[이 글의 TMI]

1. 정작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렇게 능력이 뛰어나진 않음. 그러니 이 병신 짓을 하고 앉았지.

2. 이젠 많이 안정되었지만 아직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색하긴 하다. 아마도 소시오패스보다는 방어적인 인간이라 더 그런 듯.

3. 사실 원래 이 글의 원제는 My battle dress?였음. 아이린 에들러 오져ㅠ

4. 마라탕을 안 먹었더니 떡국을 먹고 앉았네 어휴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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