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라, 괜히 말했잖아. 분위기 다 깨졌잖아.”
얼마 전 친구와 저녁을 먹다가, 별것 아닌 대화에서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친구가 무심코 한 말이 내게는 꽤 서운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바로 웃으며 화제를 돌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이상하게도 그냥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방금 그 말, 나 좀 기분이 안 좋아.”
순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친구는 나를 똑바로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 뜻은 아니었어. 미안. 너가 그렇게 느낄 줄 몰랐네.”
짧은 대화였지만, 내 안에서는 큰 파도가 일었다.
자기검열이 늘 막아왔던 말 한마디가 관계를 무너뜨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자기검열을 무조건 적으로 돌보는 대신, 대화의 상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늘 내 옆에서 잔소리를 하지만,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고마워, 네 걱정도 참고할게. 하지만 이번엔 내 방식대로 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