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잘못 말했다가 실수하면 어떡해?”
어릴 적 나는 발표 시간만 되면 늘 목이 바짝 말랐다.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차고 넘쳤지만, 말하려고 하면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히 잘못 말했다가 실수라도 한다면?”
그 목소리는 내 손을 꼭 붙잡아 내리지 못하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그 목소리가 단순한 ‘겁쟁이 마음’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검열이라는 걸 알게 됐다.
스스로를 검열하는 또 다른 나. 그는 꽤 영리하다.
타인의 반응을 미리 상상하며 내 말과 행동을 조율한다. 덕분에 큰 실수를 피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내 삶의 핸들을 대신 잡으려 했다는 거다.
글을 쓰려고 키보드를 두드리면, 그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이 문장은 너무 진지해. 누가 좋아하겠어?”
“이 부분은 너무 가볍다. 사람들이 대충 쓴 글로 오해할 거야.”
안전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안전은 감옥이 된다.
나는 그 목소리를 과연 어디까지 들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