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수 없는 고집을 선택하는 방법
고집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사실 우리가 지켜온 수많은 가치와 원칙도 일종의 고집 덕분에 살아남았다.
하지만 모든 고집이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고집은 나를 살리고, 어떤 고집은 관계를 망가뜨린다.
문제는 어떤 고집을 선택할지 구분하는 힘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 중 하나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속 시간을 어기는 상황이 오면, 나는 꽤 단호해진다.
이건 단순히 내 기분 문제가 아니라, 신뢰를 지키려는 좋은 고집이다.
반대로, 집안에서 쓰레기 버리는 방법을 두고 아내와 실랑이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라는 이유로 버틴 건 솔직히 나쁜 고집이었다.
결국 쓰레기봉투 하나가 전쟁의 불씨가 되었으니 말이다.
좋은 고집은 보통 가치·원칙·책임과 연결되어 있다. 정직, 배려, 신뢰 같은 가치는 지켜야 할 고집이다.
이런 고집은 결국 나와 주변을 안전하게 만든다. 반대로 나쁜 고집은 체면·자존심·습관에서 비롯된다.
“내가 틀릴 리 없다”, “예전부터 해온 방식이니까” 같은 말들은 근거보다는 감정에 가깝다.
그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나는 세 가지 필터를 사용한다.
1. 근거: 이 주장은 왜 중요한가? (데이터나 경험이 뒷받침되는가?)
2. 대안: 다른 방법도 고려했는가? (내 주장 외에 길이 있음을 인정하는가?)
3. 책임: 틀렸을 때 내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세 가지를 통과하면, 그 고집은 지킬 만하다. 통과하지 못하면, 놓는 게 현명하다.
물론 고집을 내려놓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더 그렇다.
그럴 땐 “부분 양보”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여행지 선택에서 내가 주장하는 곳을 고수하되,
숙소는 상대방 의견을 따르는 식이다. 완전한 승부가 아니라 공존의 타협을 만들어 내면,
고집도 관계도 함께 지킬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고집을 갖고 산다. 고집은 없어야 할 성질이 아니라, 잘 다뤄야 할 도구다.
좋은 고집은 방향을 잡아주고, 나쁜 고집은 벽을 세운다.
결국 내가 어떤 고집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은 더 단단해질 수도 있고 더 삐걱거릴 수도 있다.
다음번에 당신이 고집을 부리게 된다면, 잠시 멈추고 이렇게 물어보자.
이 고집은 나를 살릴까, 관계를 살릴까, 아니면 단지 내 자존심만 살릴까?
그 답을 찾는 순간, 고집은 더 이상 ‘똥고집’이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