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연습

빈틈이 있어야 다가설 수 있는 거리

by 톨루엔

나는 원래 흠집을 싫어했다. 새로 산 책 표지가 구겨지면 신경 쓰였고, 보고서의 문단 정렬이 어긋나면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늘 다듬고 또 다듬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정리된 결과물은 의외로 오래 기억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부족하지만 진짜 나답게 담긴 것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서도 몇 번이고 고친 글보다, 솔직하게 쓴 글이 더 많은 공감을 받았다. 사람들은 글의 빈틈에서 내 진짜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때 깨달았다. 완벽은 거리를 만들고, 불완전함은 다리를 놓는다. 흠집 없는 결과물은 감탄을 부르지만, 빈틈 있는 결과물은 공감을 부른다.


그래서 요즘은 의도적으로 작은 불완전함을 남겨둔다. 보고서의 작은 문법 오류, 사진 속 어색한 표정, 글 속의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들. 완벽하게 다듬는 대신, 살아 있는 흔적을 남기려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며 다가온다.


“내 얘기 같아서 좋다”


물론 여전히 마음 한켠에서는 “더 고치자”는 속삭임이 들린다.

완벽주의는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나는 그 목소리에 이렇게 대답한다.

“괜찮아. 먼저 내보내고, 필요하면 그때 고칠게.”

결과물은 세상에 나와야 살아 움직이고, 살아 움직여야 발전한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일은 내 안의 경직된 마음을 풀어준다.

그리고 인간다운 온기를 남긴다. 빈틈이 있어야 다가설 수 있는 거리가 생긴다.


오늘도 나는 내 삶의 작은 빈틈을 허용하며, 그 속에서 사람들과 연결된다.

이전 11화완벽하게 하려다 놓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