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주장하는 건 정말 근거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똥고집인가.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주장하는 건 정말 근거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똥고집 부리는 건가?”
예를 들어보자. 가족끼리 주말에 외식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집 근처 단골 식당을 가자고 했고, 아내는 새로운 맛집을 찾아가자고 했다.
나는 “늘 가던 곳이니까 편하다”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아내는 “가끔은 새로운 경험도 필요하다”고 맞섰다.
결국 서로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고, 분위기는 살짝 싸늘해졌다.
이럴 때 문득, 내가 단순히 *“내 말이 맞아!”*를 외치며 고집을 피운 건 아닌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똥고집은 근거 없이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태도를 말한다.
논리적 이유도 없고, 대안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내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다.
반면 합리적인 고집은 조금 다르다. 충분히 생각해본 뒤, 여러 가능성을 따져본 뒤,
그래도 이게 더 옳다고 판단해서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집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고집이 어디서 비롯됐느냐가 더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 회의 시간에 내 의견을 냈는데, 다른 동료들이 반대한다.
나는 자료와 근거를 들어 설명했지만, 다들 고개를 젓는다. 이때 내가 끝까지 주장을 고수하면
사람들은 “고집 세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상황을 돌아보면, 내 주장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때의 고집은 과연 똥고집일까, 아니면 합리적인 고집이었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유연성이다. 합리적인 고집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필요하다면 내 주장을 조금 고칠 수도 있는 열린 태도다.
반면 똥고집은 절대 양보가 없다. 어떤 근거가 제시되든,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나는 무조건 맞다”라고 버티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집을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왜 이 주장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다른 선택지를 검토했는가?
결과가 틀렸을 때 인정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건 합리적 고집에 가깝다.
반대로 “그냥 내 생각이니까”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면, 솔직히 말해 똥고집일 가능성이 높다.
재미있는 건, 우리 모두는 상황에 따라 두 가지 고집을 오가며 산다는 점이다.
집에서는 똥고집, 회사에서는 합리적 고집일 수도 있다.
반대로 회사에선 끝까지 내주장만 고수하고, 집에선 매번 양보하는 경우도 있다.
고집이란 결국 내 안에 늘 존재하는 성향이고, 문제는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다.
생각해보면 고집이 꼭 나쁜 건 아니다. 고집이 있어야 자기 원칙을 지킬 수 있고,
남들이 흔들 때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다만 그 고집이 관계를 깨뜨리거나,
나조차 돌아보지 못하는 벽이 된다면 곤란하다.
그래서 필요한 건 **“검증된 고집”**이다. 즉, 내가 왜 이 길을 가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틀릴 가능성은 없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필터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정리된다.
“나는 지금 고집을 피우는 걸까, 아니면 근거 있는 원칙을 지키는 걸까?”
혹시 최근에 당신도 누군가와 다툼이 있었다면, 그때 내 고집은 어떤 종류였는지 잠시 돌아보는 건 어떨까.
똥고집이든, 합리적 고집이든, 결국 그걸 구분하려는 순간부터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