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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월 Nov 02. 2024

홍시

일월 시집

올해는 열리지 않으려나 했다

무더운 더위와

기나긴 장마

그 격정과 요란에

은근슬쩍 넘어가도 모를 뻔했다


그러나 어김없이 영글은 홍시-

속이 다 무른 채

여린 손으로 가지를 붙들어

만추를 알리는 종(鐘)이 되다


아래에 열린 건 사람에게로

위에 맺힌 건 까치밥으로

옳아, 가을은 수확의 계절

공평히 알리는 주황빛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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