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길

일월 수필 2

by 일월

선정릉 내부의 중종왕릉에는 제향을 지내러 온 임금이 걸었다는 어로(御路)가 있다.

곧게 뻗은 그 길을 막상 거닐면 바닥돌이 울퉁불퉁하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바닥만 보고 걸어야 한다.

임금님들은 과연 이 길에서 넘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왕의 길도 이토록 고르지 못한데, 하물며 우리의 길이라고 어찌 순탄하기만 할까.

불쑥 찾아오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은 우리의 신경을 온통 잡아끈다.

간신히 해결하고 나면 다음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 거친 길을 걸을 때엔 모른다. 마침내 맞이할 아름다운 풍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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