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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변호사 May 02. 2019

나의 로스쿨 생활기 3

모든 수험생분들에 대한 바람

로스쿨에 입학한 후 나는 솔직히 행복하지 않았다.


필자가 다녔던 로스쿨은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유난히 동기들끼리 서로 돕고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것을 누리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면 충분히 힘든 수험생활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경쟁하는 일상과 빡빡한 삶이 버겁다며 로스쿨 생활을 싫어했던 것은 어쩌면 내 마음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쨌든 로스쿨에서는 계속해서 시험을 보고 등수가 정해지고 그 등수에 따라서 졸업 후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쟁구도가 형성되곤 한다. 꼭 등수를 따져보는 경쟁구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눈 앞에 두고 하루 종일 수험공부를 하다 보면 정말 마음의 여유가 많거나 마음 근육이 단단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굉장히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로스쿨 생활을 하면서 종종 많은 괴담을 듣곤 했다. 어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더라 하며, 높은 등수의 사람 책을 몰래 없앴다는 이야기, 열람실에서 책을 도난당한다는 이야기, 자리를 비운 사이 책에 커피가 엎질러져 있었다는 이야기부터 검찰실무 시험에 단체로 보이콧을 하기로 주도해놓고 정작 그것을 주도한 반장이 들어가 혼자 시험을 보았다는 이야기까지. 실제인지 루머인지 알 수 없으나 이런 괴담들이 들려올 때마다 경쟁과 스트레스 그 인간 본성의 끝을 보여주는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곤 했다.


난생처음 공부하는 법. 어려운 책. 너무나 뛰어난 동료들. 그리고 한없이 작아 보이는 나.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알파벳 학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등수. 그리고 이 등수로 결정되는 내 미래와 진로에 대한 두려움.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떠올려보니 그때의 막막했던 답답함이 고스란히 다시 밀려온다. 로 3 때에는 이대로라면 변호사시험에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매일을 울며 잠들었고, 나중에는 눈가가 짓무를 정도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울지 않은 날이 없어 너무 부끄러워 1년 동안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다녔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불안했고,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몸은 아파오기 시작했고, 내가 여기서 1년을 더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로 3 1년 동안 정말 대학 재수생 시절만큼 독하게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여기서 1년을 더 하면 내가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내 생에서 후회 없을 만큼 나의 모든 것을 들이부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떠나자. 이 마음으로.


 로 3 때에는 이대로라면 변호사시험에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매일을 울며 잠들었고, 나중에는 눈가가 짓무를 정도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울지 않은 날이 없어 너무 부끄러워 1년 동안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다녔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불안했고,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몸은 아파오기 시작했고, 내가 여기서 1년을 더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로 3 1년 동안 정말 대학 재수생 시절만큼 독하게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여기서 1년을 더 하면 내가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내 생에서 후회 없을 만큼 나의 모든 것을 들이부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떠나자. 이 마음으로.


지금이야 이 모든 것을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면 좀 더 로스쿨 생활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고,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게 해 준다면 아무리 20대가 좋다고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 자신이 없어서 제발 시간을 돌리지 말아 달라고 하고 싶다.

나에게 로스쿨 생활 3년은 그렇게 힘든 암흑기였고, 그러기에 주위에 로스쿨을 다니며 나처럼 마음의 여유가 없이 힘든 친구나 후배들이 보이면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아서 더 안쓰럽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만약 지금 로스쿨을 준비하는 혹은 다니는 후배들이 있다면, 지금 그 시기는 분명 지나갈 것이니 조금이라도 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그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나도 알지만.


그리고 혹여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두려운 로 3 후배들이 있다면, 그저 묵묵하게만 걸어가고 "포기만 하지 말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 로 3 때 가장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는 갑자기 몸이 아픈 경우 그리고 두려움 앞에서 포기하는 경우이다. 누구라도 무섭고 두려운 시간인 것이 맞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버티기를 그리고 꼭 아프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분명 끝은 올 것이고, 지금 너무 힘들어도 웃으면서 돌이켜볼 날이 올 것이므로.

지금 당장 나의 등수가 내 미래를 결정지어버린 것 같아도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 분명 살아가며 예측하지 못한 기회는 찾아올 것이며,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과거의 나 보다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포기하지 않기를. 끝까지 버티기를. 무조건 변호사시험 선택과목 마지막 답안지에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까지 버텨내기를 바라며 모든 수험생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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