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 친구들과 만날 기회가 많으면서 바람직한 어른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멋진 어른과 부담스러운 꼰대의 경계는 어디인가?'
'나는 그 경계 어디쯤에 있는가?'
아직까지 몸도 마음도 뼛속까지도 청년이라고 나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현실 속 후배나 제자들을 만나면서 그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다는 또 다른 인지를 경험하게 된다.
세대의 차이는 노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다름을 만들어 낸다. 또래가 함께 경험하고 만들어낸 문화는 그들과 다른 시간들을 살아온 세대들은 100% 공감하기 어려운 또 다른 공감대를 창조한다.
내가 확신을 가지고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도 그들에겐 동의할 수 없는 것이 될 수 있고 내가 인정하기 힘들다거나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도 그들에겐 자연스럽고 당연한 문화가 되기도 한다.
옷차림과 머리스타일 사용하는 어휘마저도 공통분모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른 세대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인간은 경험들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직접 하기 힘든 경험은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얻으라고도 이야기한다. 그 때문에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대체로 지적 수준이 높거나 높은 문화의 수준을 갖는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도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고 수만 권의 책을 읽은 사람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만약 현시점의 진리들에 통달했다 하더라도 그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가치에 의해 다시금 완벽함에서 점차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존재는 작은 경험 속에서 과도한 확신을 가지고 많지 않은 독서의 경험 속에서 지적 오만함을 갖는다.
5살 꼬마 아이가 몇 살 차이 안 나는 동생 앞에서 세상 모든 것을 아는 듯이 우쭐대는 것처럼 사람들은 스스로가 알고 있는 작은 세상이 나보다 어린 세대들 앞에서 모든 것인 것인 양 으스댄다.
해봐서 아는데... 살아봐서 아는 데는 대체적으로 맞을 수 있지만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못한 것은 지나친 자신감은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지나온 과거의 시간들이 미래를 살아갈 세대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책 속의 진리 또한 그렇다. 우리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의 경험과 책 속의 내용들을 참고할 뿐이다.
어느 원시부족의 사람들이 두 갈래의 길 앞에서 호랑이를 만나지 않는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자!
두 갈래의 길 중 한 곳에는 호랑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어느 용감한 한 사람이 왼쪽 길을 다녀와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왼쪽 길에는 호랑이가 없습니다. 모두 그쪽으로 움직이면 안전합니다."
처음 몇 번은 그의 말은 옳은 주장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호랑이가 위치를 바꾸게 되면 그의 주장은 완벽히 틀린 것이 된다.
몇몇의 다른 이들은 그의 단순한 주장보다는 좀 더 진화된 방법으로 호랑이를 피하는 방법을 말하고 그 또한 당분간 설득력을 가지겠지만 그마저도 호랑이의 작은 움직임에 따라 정확히 반대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때로는 아무 경험도 없는 어린아이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고 적당한 경험이 있는 젊은이가 맞을 수도 있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고 호랑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도 없기 때문이다.
내 말도 다른 어른들의 말도 그렇다.
우리는 열심히 경험하고 또 많은 책을 읽을 필요가 있지만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내가 모르는 것은 아는 것보다 언제나 많다.
수많은 곳을 여행해 보니 어디 어디가 최고더라고 말하지만 내가 못 가 본 더 좋은 곳을 일상으로 여기며 사는 어린아이도 있다.
세상 최고의 음식은 이거야 라고 말하지만 먹어본 것보다 먹어보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 많은 경험을 했다는 것 조금 더 오래 살았다는 것은 대체로 더 옳을 수 있지만 때때로 완벽히 틀리는 무모함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고집스러운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언제나 귀를 열어야 한다.
알고 있는 지식 앞에 겸손해야 한다.
다른 세대와 함께할 수 있으려면 내 입을 열기 전에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는 것은 힘이지만 때론 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