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가 나를 몰라서 쓰는 ‘감정’실록

by 노란사과

살면서 좋든 싫든 나에게 좀 더 오래 들러붙어 있거나 나를 당황 시키는 감정들이 있다. 주로 불편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좀 더 생각거리를 던지긴 한다. 특히 그런 불편한 감정들은 불편하다고 피할 수도 없고 가끔은 혼자 처리하기가 좀 버겁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그것을 일기에 풀어내는 게 나의 일종의 피난처이자 나만의 작은 습관이기도 했다. 비록 중구난방의 두서없는 단어들이었지만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고 돌아보고 하는 것 그 자체가 감정 정리하는 데 꽤 큰 도움이 돼서 이제는 그렇게 안 하면 자기 전 이를 안 닦은 것처럼 굉장히 찝찝하다.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 가끔 내가 나를 몰라서 헷갈릴 때가 많아진다. 그래서 요즘 들어 더 나를 찾고 싶어진다. 평생을 찾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런 기록들만 했던 나로서는 이제 단순히 스트레스를 푸는 과정으로 썼던 내 감정일기를 내가 나를 이해하는 데 활용하고 싶다. 나아가 좋은 감정도 기록하고 기억해 내가 원하는 나를 조금 더 편안하게 세팅하고 싶다. 더 정확히 나를 인지하고 또 내가 원하는 나를 설정하는 데에 조금 더 편안할 수 있게 감정일기를 활용해볼 생각이다.


‘감정’ 感情은 느낄 감과 뜻 정으로 어떤 현상(現象)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氣分)이다. (표준국어대사전)


감정은 결국 어떤 일 (자극)에 대해 내가 반응하는 마음이다. 내가 반응하는 마음이기에 정답도 없다. 그저 그런 마음이 일었을 뿐. 그것을 포착하고 나 스스로 인지하고 잘 관리한다면 조금 더 ‘나답게’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결국 감정일기지만 단순한 일기라기 보단 내가 느끼는 ‘나’에 대해서 정확히 인지하고 또 내가 추구하고 싶은 가치와 목표를 동시에 설정하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욕망,분노,두려움,용기,시기,기쁨,친밀감,증오,갈망,경쟁심,연민 등 일반적으로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반하는 모든 감정을 나는 열정이라 부른다. 우리가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동정하게끔 만드는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도록 해주는 능력을 나는 힘이라 부른다. 우리는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소극적으로 에둘러 표현하기도 한다. 혹은 나쁜 의도로 일부러 화를 내거나 목적을 위해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기도 한다. 이처럼 열정의 여러 감정을 좋게 혹은 나쁘게 표현하도록 이끄는 성향을 나는 습관이라 부른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