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은 자아탐구로부터 시작된다.

인스타그램 브랜딩 레시피

by 감우

브랜딩의 주제를 상품에서 나로 돌리니 조금은 방향성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내가 인스타그램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이유들이 더 이상 상관없어졌다. 해야만 하는 이유를 애써 찾을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목표를 팔로워 몇 명, 인스타그램을 통한 수익 얼마 등으로 정해놓지 않고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정했기 때문이다. 5년을 매일같이 무언가를 소개하거나 추천하며 살았다. 이제는 그 무언가에 옷이나 화장품 대신 나를 넣으면 그만이었다. 어릴 적 꿈꿨던 잡지사 에디터의 꿈을 지금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라 여겼다. 모든 콘텐츠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나. 내가 좋으니까, 내가 쓰고 싶으니까, 내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나의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떠올리기만 해도 스트레스받던 인스타그램이 조금씩 설렘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방법을 모르겠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 줄 선생이 필요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를 브랜딩 하기로 마음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관련 서적을 구매하는 일이었다. 수많은 인스타그램 서적 중 베스트 넘버 원을 고르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을 정했다. 근시일 안에 집필된 책일 것, 팔로워 늘리기나 수익화 정보보다는 인스타그램 기획에 대한 A to Z를 배울 수 있을 것,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의 특성과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을 것.

그렇게 꼼꼼히 따져 고른 책은, '보는 순간 팔로우하고 싶게 만드는'이라는 엄청난 부제를 가진 [인스타그램 브랜딩 레시피]이다. 올 초에 초판이 인쇄된 최신본이며,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인 브랜딩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고, 매일 골머리를 싸매도 답이 나오지 않던, 보는 순간 팔로우하고 싶게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 준다니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는 있을 수 없었다.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밑줄 칠 문장들이 수두룩했다. 이 책에 의하면 인스타그램은 프로필 사진부터 소개 문구,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 피드에 들어갈 사진, 캡션에 쓸 내용과 문체, 중심을 잡아 줄 컬러와 폰트, 스토리와 릴스 기획까지 모든 것이 철저한 계획과 기획으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완벽한 브랜딩 실습장이었다. 책이 말하는 방식으로 인스타그램 브랜딩에 성공하면 그다음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브랜딩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잡지란 무엇인가, 왜 잡지사 기자를 기자가 아닌 에디터라고 칭하는가. 좋은 것 열 개 중 가장 좋은 것 하나를 골라 Editor's Pick이라는 마크를 다는 것, 에디터란 그런 것이다. 좋은 것 열 개를 어떻게 선별할지, 그중 가장 좋은 하나를 어떻게 강조할지, 메시지와 아름다움을 어떻게 한 번에 전달할지, 수많은 B컷 중 어떠한 기준으로 A컷을 골라낼지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를 한 페이지에 담아내는 일. 그러니까 잡지를 만든다는 것은 편집이 전부인 것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처럼 보일지라도,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외모가 특출 나지 않아서, 좋은 곳에 매일같이 다닐 만한 돈이 없어서, 사진을 잘 못 찍어서 등의 내가 인스타그램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모든 이유들이 다 개소리였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고, 오직 나만이 알 수 있으며, 세상에 최초이자 최후인 것. 이런 아이템만 찾는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원 앤 온리인 물건은 절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모두의 가슴속엔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원 앤 온리를 가지고 있다. 바로 나 자신. 그러니 퍼스널 브랜딩은 가시적인 스펙과 조건들의 유무를 따지기 이전에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있던 나를 끌어올려 탐구하고 또 탐구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다음엔? 편집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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