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
책을 가장 치열하게 읽었던 시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아침이고 낮이고 밤이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하루에 한 권 이상을 읽으며 격파하듯 독서를 했는데, 이 때는 편독하지 않던 시절이라 내 평생의 자기 계발서도 다 이 시기에 읽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대에 나는 자기 계발서를 거들떠도 보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당대의 내로라하는 자기 계발서를 거의 다 읽다시피 하고 보니 자기 계발이라는 것의 원리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려 버린 탓이다.
부자가 되는 법, 성공하는 법의 비밀이란 건 아주 간단하다.
1.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라.
2.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끊임없이 상상하라.
3. 불가능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쉬지 않고 공유하고 선언하라.
4. 아주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기록해라.
5. 책을 많이 읽어라.
6. 위의 모든 것을 꾸준히, 멈추지 말고, 될 때까지 해라.
이런 내용이 순서만 바꿔가며 쏟아지다 가끔 자기 계발서의 혁신이라는 책이 나오면 저 뻔한 공식들을 뒤집는 역발상을 접목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자기 계발서를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우리가 뻔하다고 느끼는 건, 정말 성공의 공식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봤더니 결국 다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더란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아니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한 걸까.
성공의 법칙은 정해져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것. 수백 번 넘어져도 또 일어나 걷는 것.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고 결국엔 내가 해내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믿는 것. 하지만 이런 성공의 법칙이란 건 매우 관념적이어서 자존감 키우기 같은 제목의 심리학 책에나 나올 만한 문장이다. 이걸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될 때까지 하세요'인데,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니 그 책이 팔릴 리 만무하다. 그러니 성공하고 부자가 됐다는 사람들이 '자, 지금부터 내가 될 때까지 할 수 있었던 썰 푼다'를 갈무리한 게 자기 계발서인 것이고, 그게 누군가에게는 독서이고, 일기 쓰기이며, 명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똑같이 따라 하려고 했으니 성공하기 쉽지 않았던 게 당연하다. 애초에 그건 나의 방법이 아닌 그 사람의 방법이었으니까.
그러니 진정한 자기 계발이란,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일이다. 그 방법을 나의 문장으로 정리하면 나도 자기 계발서 작가가 되는 것이다. 자기 계발서를 집필한 사람들은 본인의 방식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인 것처럼 말하지만 책 팔이 영업에 현혹되지 말 것. 그러나 절대 무시하지도 말 것. 누군가를 따라 하려는 마음 대신 저 사람이 저 방법으로 성공했다면 내 방법은 뭘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해법이 될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읽은 자기 계발서로 조금은 다른 깨달음을 얻게 되었으니 역시, 편독은 옳지 않다는 교훈으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당분간 자기 계발서를 몇 권 더 읽어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