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9일 수요일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호밀밭의 반항아' 그리고 서점의 일

by 감우

오늘 서점에서는 온종일 납품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며 하루를 보냈다. 보통의 납품 건들은 2-30권 수준의 소소한 수량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이렇게 200권이 넘는 주문 건을 소화하는 경우가 있다. 납품건을 처리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들어가는 노동력에 비해 수익이 너무나 미약하다. (어차피 많이 남는다고 내 돈 되는 건 아니지만서도.)


납품 작업은 일단 주문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첫 단추부터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일단 모든 책을 서점 전산에 돌려 재고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서점에 재고가 있는 경우라도 내부 기준에 따라 추가 주문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니 이렇게 수량이 많은 경우라면 주문만으로도 하루를 다 잡아먹게 된다. 책이 입고되면 넘버를 매겨가며 주문 리스트와 대조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미입고 도서 체크 및 주문 누락 여부 확인 작업이 뒤따른다. 그렇게 리스트의 모든 도서가 무사히 입고되었다면 책을 리스트에 기재된 순서대로 정렬하며 마지막 대조 작업을 거친 뒤 포장하는 것으로 일은 마무리된다. 어려움보다는 귀찮음이 (많이) 따르는 작업이지만, 중간중간 결제도 해 주고, 각종 전화 문의를 처리하고, 위치를 물어보는 책들을 찾아주다 보면 혼이 쏙 빠진다는 소리.

그러니까 오늘 운동은 아무래도 건너뛰어야겠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중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을 읽었다. 모든 수상 작품집이 그러하듯, 읽는 사람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대상 작품이 반드시 가장 좋으리란 법은 없는데, 나는 어쩐지 새로운 작품을 읽을 때마다 전 것보다 더 좋게 느껴진다. (참고로 대상 작품은 가장 첫 순서로 배치된다.) 이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비교적 최근에 데뷔한 작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각 작품마다 수록된 해설의 평론가들도 2020년대에 데뷔한 이들이 대부분이라 진정한 의미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작품까지 다 읽고 난 후 나는 과연 어떤 작품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전까지는 말을 아낄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로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를 봤다. J.D. 샐린저의 전기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아주 간략하게 감상평을 남겨 보자면 특별히 재미있지도 특별히 재미없지도 않은 영화라는 것 정도? 책장에 꽂혀 있던

<호밀밭의 파수꾼>을 끄집어내 먼지를 털어내고 확인해 보니 단 한 문장에만 밑줄이 그어져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가장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거죠.

<호밀밭의 파수꾼) 244p

그런데 <호밀밭의 파수꾼>이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더라? 매일같이 읽어대 봤자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니까!

그나저나 오늘 내가 쓴 글이 바로 그 재미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이제 가장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될 일만 남았다. 오예!



* 내일은 쉬는 날! 금요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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