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8. 금
인스타그램에 #플로팅오프닝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가는 게시물은 매장 홍보나 상품 소개와 상관없는 짧은 글을 인사말처럼 올리곤 한다. 대부분은 즉흥적으로 써서 올리지만, 가끔 꼭 하고 싶은 말 같은 게 떠오를 때는 전날 미리 써 놓기도 한다. 오늘 올린 글은 어제 써 두었다.
행복에 대해 오래 고민했어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행복이란 것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저는 행복을 희구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기로 했습니다.
아주 작고 하찮은 것들에도 헤픈 웃음을 내어 주며,
별일 없이 반복되는 일상도 소중히 대해 주기로 해요.
우리 함께 행복해져요. 내일 말고, 오늘 당장.
그럴 수 있어요.
행복 없이도 행복한 플로팅,
금요일도 행복하게 출발합니다!
플로팅의 문은 저녁 일곱 시까지 열려 있을 거예요.
행복해지고 싶다면 놀러 오세요.
헤픈 웃음으로 환대할게요.
둘째 문단 셋째 줄의 '내일 말고, 오늘 당장.'은 이곳에 옮겨오며 새로 추가했다. 어제 써둔 글을 오늘 올리며, 그때부터 이미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써둔 글에 내가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이지, 나는 오늘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 기다리던 엽서를 들고 방문하신 작가님과 나눴던 짧은 대화의 시간도, 바로 앞 쌀국숫집 사장님이 나눠 준 초당 옥수수의 아삭하고 달큰한 맛도, 아래층 공방 사장님들과 잘 알지도 못하는 식수다를 한참 떠들던 시간도, 골목 책방 사장님과 10대 소녀들처럼 영양가 없는 수다를 떨며 낄낄댔던 시간도, 모두 나에게로 와 행복의 조각이 되었다.
나는 원래도 웃음이 헤픈 편이지만, 오늘은 약속대로 더욱 헤픈 웃음을, 오시는 손님들 전부에게 흔쾌히 내어드렸고, 그들 모두는 한 분도 빠짐없이 나를 따라 웃어 주었다. 그러니까 오늘 플로팅은 온통 웃음뿐이었다.
행복에 대해 나는 정말 오래 고민했다. 그 흔적이 여기 브런치에도 곳곳에 남아 있을 테다. 무겁고 또 가볍게, 밝고 또 어둡게, 행복에 대해 탐구하던 시간을 통과해 내린 결론이니 이것만큼은 나의 이야기를 신뢰해도 좋다. 행복을 희구하지 말 것. 내일 말고 오늘 행복할 것. 우리 모두는 지금 당장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