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일기_역대급 하루를 마무리한 번복녀 일기

2024.08.14. 수

by 감우

2024.08.14. 수


플로팅 일기를 시작하고, 모바일로 일기를 적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오늘은 원래 외부 바닥 콩자갈 시공이 예정된 날이었고, 그래서 오늘은 원래 플로팅의 임시 휴무가 될 날이었고, 그래서 오늘은 원래 일기도 없는 날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오늘 아침에는 꿈에도 몰랐지. 오늘이 이렇게 길고 긴 하루가 될 줄은...!


그러니까 시작은 빌어먹게도 맞지 않는 요즘의 일기예보가 문제였다. 콩자갈 시공 업체 팀장은 어제저녁부터 오늘 밤 비가 올 거라며, 현재 강남은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더라며, 내일 작업을 못할 수도 있다고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어젯밤 연남동엔 비가 오지 않았다. (왔어도 아주 조금 왔으려나?) 오늘 아침 여섯 시, 시공업체 직원들과 노란 벽돌집 콩자갈 파티원이 건물 앞에 모였다. 콩자갈 시공 업체 팀장이 말했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답니다. 지금 미아에 비가 쏟아지고 있대요.” 그 한마디로 오늘의 시공이 취소되었다.


공사 진행상황만 보고 집으로 돌아와 잠이나 푸지게 자려고 마음먹고 있던 나는 가게 문을 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씻지도 않고 모자를 뒤집어쓰고 나갔는데 말이지.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간절하게 비를 기다렸다. 진짜 비라도 쏟아지지 않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으니까. 오늘도 연남동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아까 잠깐 우르르 쾅쾅 하늘이 울릴 때 잠시 기대를 했는데, 결국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말복의 기세인지 아침 여섯 시부터 밤 열 시까지 찜통같이 더운 날씨가 이어졌던 오늘, 손님이라고 많았겠는가.


가장 싫은 것은 말을 바꾸는 일이었다. 3일이나 영업을 멈추는 플로팅의 첫 임시 휴무는 나에게도 커다란 이벤트였는데, 사실은 어제도 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싫어서 그냥 문을 닫았던 건데, 결국...! 번복녀가 되어야 할 운명이었다니...!!!!


아무튼 그렇게 오늘 플로팅은 문을 열었다. 약 네 시쯤 네이버 플레이스에 임시 휴무 공지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것 때문에 손님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너무 슬프니까. 플로팅이 오픈을 했다면 일기도 올라가야 한다. 이건 나 자신과의 약속이니까. 그래서 집을 나선 지 약 16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으로 일기를 쓴다.

-끝-

우리 건물에는 콩자갈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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