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8. 토
오늘 손님 폭발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님. 연말 버프로 내 마음만 한껏 해이해져서 요즘은 인스타그램 1일 1 피드 겨우겨우 올리는 것으로 아주 노는 것은 아니라고 정신 승리 중. 좌우지간 거꾸로 매달아도 시계는 가는 법. 네 밤만 더 자면 2025년이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 마음은 이미 홀로 2025년으로 건너 가 있다.
연말의 가장 좋은 점은 모든 소망을 내년으로 밀어 보낸 뒤, 마치 모든 것이 리셋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새해에 온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새해는 자그마치 12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다시 주어지므로, 어쩐지 모든 꿈을 전부 이루고도 남을 것만 같다고 진심으로 믿게 된다. 믿음이란 원래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믿어져서 믿는 것일 뿐. 그러니까 연말은 모든 것을 믿어지게 하는 힘이 있다. 이것은 거의 마법에 가깝다.
2025년으로 밀어 보낸 나의 소망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온라인 안정화이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것에 다소 회의적이라, 매장 직원을 구한 뒤 나는 온라인 쪽으로 매진하는 방향을 오늘 잠깐 생각만 해 보았다. 현재의 자금 상황으로는 풀타임 직원을 구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만이 온/오프를 동시에 잡으며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시간이 갈수록 '준비된 단계'라는 것이 더더욱 신기루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관념, 오직 우리들의 망상 속에서만 도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닐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은 어쩌면 인생의 진리일지도 모른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없다. 감수하기로 작정한 리스크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의 커다란 보상을 '기대라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업이란 매 순간이 돈 놓고 돈 먹기로 흘러가는 구조라는 사실을 정말이지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니까 직원의 고용, 즉 '월 급여'라는 매우 큰 고정적 리스크를 감수하면 그마만큼의 보상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준비된 단계'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것일 테니. 리스크 속으로 끊임없이 나 자신을 내던지면서 말이다.
물론 당장에 그런 결정을 할 수는 없을 테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나를 갈아넣어 해 보는 데까지 해 볼 생각이다. 다만 해가 바뀌는 순간 도움닫기를 끝내고 당장에라도 튀어 올라야 할 것 같아서 연말은 더더욱 느긋하게 보내고 싶다. 이러한 이유로 2025년이 무척 기다려지면서도 한편으로는 2024년이 끝나지 않길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