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일기_2024년을 보내며

2024.12.31. 화

제주항공 참사로 온 나라가 술렁이며 착잡한 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올 하반기는 현실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며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 늘어갔다. 특히나 이번 여객기 참사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조차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아무리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런 사고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막지 못한 사고가 셀 수 없이 늘어만 간다. 2024년의 마지막 날, 덕담을 주고받으며 희망만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시간에, 희망을 말하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현실이 먹먹할 뿐이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죄책감이 느껴지는 연말이라니. 슬프고 씁쓸한 한 해의 막이 내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희망을 놓아 버리지는 말아야 한다. 내일이 허락되었음에 감사하며, 우리는 또 허락된 내일을 살아내야 하기에.

2024년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될 테다. 첫 사업을 시작했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무튼, 10개월간 무사히 플로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아직 망하지 않았고, 매우 높은 확률로 내일 또한 허락될 것이다. 플로팅도, 나 자신도, 아쉬운 점을 찾자면 끝도 없겠지만, 그런 것들은 잠시 뒤로하고, 오늘은 오직 칭찬만 해 주고 싶다. 망하지 않고 해내느라 수고했다고. 내년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올해는 대부분의 일들이 처음이었기에 허둥대느라 바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효율이 떨어졌고, 잘하는 것보다는 그냥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나에게 내년이 허락된 이상, 내년엔 잘해야 한다. 올해보다 조금 더 치열한 한 해를 만들어 가기로 다짐해 본다. 조금 덜 자고, 조금 더 많이 일해야지. 플로팅을 10개월간 운영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망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는 깨달음이다. 애초에 플로팅을 시작하며 내가 잡은 단기 목표는 2년 버티기였다. 이제 거의 절반은 온 셈이다.

2025년은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웃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일기만큼은 정말 착실하게 썼던 한 해였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지난한 저의 일기를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에 압도되기보다, 웃을 거리를 찾아 웃기로 애쓰며, 희망을 잃지 말고 오직 감사로 한 해를 마무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치열했던 2024년을 무사히 살아 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플로팅 일기는 내년에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