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1. 금
7월이 진짜 답도 없이 흘러가는 와중에 그래도 오늘은 평일 중에는 가장 나은 날이 되었다. 손님은 여느 때처럼 적었지만 구매 전환율이 높았던 하루. 돈이 지독하게 벌리지 않는 와중에도 돈 나갈 일은 끊임이 없다는 게 야속할 따름이다.
장사를 시작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경기의 흐름이 피부로 체감된다는 데 있다.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돈이 따박따박 들어올 때는 사실상 느낄 수 없었던 감각이다. 사람들이 돈을 안 쓰면, 나도 돈을 못 벌고, 그러니까 나도 돈을 못 쓰고, 이렇게 경기 흐름이 둔화되는 거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거대한 흐름을 바꾸거나 역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너울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자연스럽게 타고 넘는 수밖에 없겠다.
얼마 전 올리브영이 제작한 마스크팩이 기술 모방 판결을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작은 기업이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고, 대기업이 모방하여 대량 유통하는 식의 일화들은 셀 수 없이 많을 테니 특별한 일이라고 볼 수도 없겠지만, 기술 모방이 인정되어 판매 중지 처분을 받았다는 것은 나름대로 특기할 만하다. 인스타 카드뉴스로 해당 소식을 접했는데, 아래 달린 댓글이 생각해 볼만했다.
"올리브영이 자체 제작하겠다고 나서면 누가 올리브영에 상품 넣고 싶겠어."
어쩌면 여기에 유통의 핵심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올리브영에 가는 것은 올리브영이 만든 상품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올리브영이 모아놓은 상품을 한 번에 보기 위해서다. 플로팅도 제조업자가 되기보다는 편집숍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잘 새겨두기로 한다.
6월부터 서서히 손님이 줄다가 7월은 조금 심각한 수준이긴 한데, 이 흐름이 경기 침체 때문이라거나 플로팅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장사가 잘 되던 때와 변함없이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실한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 플로팅이 손님으로 가득 차는 날도 오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오랜만에 릴스도 올렸다. 이제 퇴근을 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