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7. 목
어떤 날은 내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고, 그러니까 이렇게 범상치 않은 나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어떤 날은 내가 멀지 않은 미래에 반드시 망할 거라는 생각에 확신이 든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과거와 여전히 부족함 투성이인 현재를 가지고 성공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두 가지 마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갈 때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답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의 결과를 당겨 알 방법을 알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내 마음이 어느 방향으로 요동치든 상관없이, 같은 일상을 변함없이 살아내는 것. 오늘 할 일을 다름없이 완수해 내는 것.
오늘의 마음은 후자에 가까웠다. 담에 걸려서 뻣뻣해진 목을 온종일 부여잡고 있자니 어쩐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내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 듯했다. 매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결국엔 망할 텐데. 울컥울컥 짜증이 솟구쳤다. 자꾸만 미간이 찌푸러졌다. 목을 타고 어깨까지 욱신거렸다.
"회사 그만두고 뭐 하려고?" 부문장이 물었을 때, 나는 제법 호기로운 투로 "사업해야죠. 제가 김소희 되지 말란 법 있어요?" 했다. 술에 취해 내뱉은 말이었고, 그러니까 솔직히 반쯤은 허세였지만, 솔직히 반쯤은 진심이기도 했다. "그 사람은 진짜 다른 사람이야. 타고나길 다르게 태어났다고." 부문장이 말했을 때, "그렇죠, 저도 알죠."라고 순순히 동의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내심 반발심이 들었다. '나도 다르게 태어났으면 어쩌려고?'
어떤 날은 정말 내가 타고나길 다르게 태어난, 소위 난 년인 것만 같다.
어떤 날은 내가 특별함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널리고 깔린 범인에 지나지 않는 것만 같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 있다. 마음이 조금 지친 날, 나도 모르게 끝을 생각해 보게 되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었고, 여전히 답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내 마음과 상관없이, 내 감정과 상관없이, 오늘 할 일을 전부 끝냈으니까.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만들었다면 그걸로 되었다.
지치지 않는 비결은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오늘, 지금, 현재로. 불확실한 내일에 시선을 두면 어김없이 불안해진다. 내일만 보고 살던 시간이, 내일에서 희망을 찾던 시간이 분명 있었는데, 이제는 아득하기만 하다.
ps: 오늘도 매출은 나쁘지 않았다. 평일 매출로는 이번 달이 거의 최고 수준인 듯. 주말 매출만 회복된다면 이번 달은 꽤 괜찮을 수도. 그러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