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8. 금
입추가 지났으니 엄밀히 따지면 가을의 문턱을 넘었다. 내가 사랑하는 가을이 오고 있다. 쌀쌀한 바람이 그립다. 얇은 외투를 입고 자꾸만 외투 자락을 여미게 되는 날씨가. 곧 그런 날이 오겠지.
이번 달은 광고를 돌리지 않고 있다. 본격 긴축에 돌입하며 내린 결정이다. 회사 다닐 때 결정권자들이 마케팅비에 박했던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마케팅 비용이 중요도 면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는 결코 없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광고를 잠시 쉰다고 영업에 지장이 가는 것은 아니다 보니 그 비용부터 절감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광고를 아예 안 돌린 적은 플로팅 시작 이후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으므로, 이번 달은 여러모로 실험적인 달이 될 것 같다.
해 보지 않은 시도를 하는 것은 경중을 막론하고 전부 모험이다. 이 정도의 모험은 즐겁게 시도해 보아도 좋겠지. 긴축을 선언한 뒤로 다시 수기 가계부를 쓰고 있다. 수기 가계부를 쓰는 것은 여러모로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진다. 예산을 정하고, 매일의 지출을 기록하고, 남은 예산을 확인하는 과정이 묘하게 마음을 안정시킨다. 이러한 변화들이 불편하기보다는 고향에 돌아온 듯 편안하다. 어쩌면 나는 짠순이가 적성일지도!
어제 일기를 읽은 남편이 "널 의심하지 마. 넌 절대 평범하지 않아. 넌 무조건 성공할 거야. 난 그래서 너랑 결혼한 거야. 니 돈으로 편하게 살려고."라고 했다. 실제로 남편은 직업도, 경력도, 졸업장도 없던 10년 전에도 내게 저런 말을 하곤 했다. 넌 무조건 성공할 거야. 어쩐지 그럴 것 같아,라고. 그때는 내가 약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때라 나를 위로하려는 빈말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내가 만약 성공을 한다면, 그 이유 중 일부는 남편이 나를 믿어주었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8월은 아직 주말을 한 번밖에 보내지 않았지만, 지금 까지로서는 주말보다 평일 매출이 나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고(휴가철이라서인가?), 확실한 것은 이번 주말을 보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오늘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대박은 없지만 소소한 중박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8월이다.
매입비 절감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고(이건 진짜 영업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광고비와 더불어 개인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수밖에 없겠다. 매출 그래프가 이대로 쭉 가 주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인다면, 9월은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 8월의 흑자 전환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