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9. 목
다시 또 일상으로의 복귀. 어제는 안경 피팅을 다시 맞추기 위해 망원에 들렀다가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고 돌아왔다. 연휴의 중턱이었던 터라 가는 곳마다 사람이 꽤 많았고, 저마다의 색깔로 알차게 꾸려나가는 상점들을 둘러보며, 플로팅이 '읽고 쓰는 삶'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조금 더 뾰족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0월 북클럽 도서인 <망각 일기>를 완독 했고,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연결되는 책이 아니다 보니 살짝 난해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기에 북클럽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해 보아도 좋겠다.
연휴 기간의 매출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으나 그다지 좋다고 볼 수도 없고, 여전히 돈에 대한 고민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어제는 생각지 못한 온라인 주문(1건)이 들어오며 심심한 심적 위로를 얻었고, 오늘은 제법 많은 분들이 플로팅을 찾아 주시며 북적대는 하루가 지나갔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사는 이야기를 하다 "삶이 왜 점점 더 빡세지는 걸까?"따위의 자조적 문장을 날리게 되었고, 친구 또한 깊게 공감하였다. 따지고 보면 30대 초반은 안정되는 시기가 아니라 힘껏 달리고 매일 부서지는 시기일 텐데, 내가 자꾸 현재에 걸맞지 않은 안정을 추구하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문득 멋쩍어졌고, 이 폭풍을 조금 더 견뎌 보기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에라 모르겠다' 정신은 불확실한 삶을 살아감에 있어 꽤 도움이 된다. 어디로 가야 하지, 어디에 있는 거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무엇이 되어야 하지, 무엇이 될 수 있지, 무엇을 할 수 있지, 무엇을 해야만 하지 따위의 고민들로 가득 차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쥐고 끙끙대다 결국 마지막엔 언제나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만다. 그 말 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그러다 보면 또 어떻게든 살아진다.
그러니 오늘의 마지막 말도 역시
'에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