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3. 금
설 연휴 전 마지막 평일! 그래서 오늘은 손님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늘부터 자체적으로 연휴를 시작하신 분들이 많은 것인지 거의 주말에 버금가는 손님이 방문하셨던 금요일이었다. 매일 고만고만했던 매출도 오늘은 제법 큰 폭으로 올랐고, 나도 덩달아 마음이 해이해지고 말았다. 하늘이 다소 잿빛이긴 했으나 봄날처럼 푹한 날씨도 마음이 풀어지는 데 한몫을 했으려나.
그렇다고 마냥 놀기만 한 것은 아니고, 어제 못다 한 입고 작업을 마무리했고, 온라인 주문 건 출고를 했고, 끝. (?!) 거의 놀기만 한 게 맞네요. 스레드에서 우연히 '알바트로스 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바트로스 새의 일상을 24시간 라이브로 지켜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이다. 갑자기 잊고 있던 애비로드 캠이 생각났다. 불특정 다수의 일상 속 한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꽤 특별한 경험이다. 알바트로스 캠은 현지 시각이 밤이라 보이는 게 없어서 오랜만에 EarthCam에 접속해 보기로 했다.
2026년 비가 오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다는 영국의 날씨 기사를 어제 보았는데, 애비로드캠을 켜니 역시 우중충한 잿빛 영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 지루해져서 EarthCam의 다른 영상들을 뒤적이다 뉴올리언스 버번스트리스 캠을 발견하게 되었다. 새벽 세 시가 넘은 시간에도 화려한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는 광경이 신선했다. 장총을 둘러멘 군복의 남자들도 몇 차례 지나갔는데 그들이 진짜 군인인지 파티를 위한 코스튬인지는 알 수 없다.
내가 살면서 저 거리를 실제로 밟아 보는 날이 올까? 기획된 콘텐츠가 아닌 날것의 라이브캠을 구경하는 일은 생각보다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떠한 계기도 없이 어떠한 사건의 목격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떠한 계기도 없이, 어떠한 사건의 목격자가 되기를 내심 기대하는 내가 있다. 라이브캠은 목격자가 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나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받으면서 목격자가 될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니까. 이런저런 상상을 머릿속에 굴리는 사이 코스튬을 의심했던 군복 입은 남자들이 다시 앵글 안으로 나타나더니 한데 모여 행인들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물론 어떠한 사건도 내 눈앞에서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들이 진짜 군인인지 파티 피플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다만 한동안 잊고 있던 라이브캠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되어 아이슬란드와 알바트로스, 애비로드와 뉴올리언스 등 몇 가지 라이브캠 링크를 북마크에 저장해 두었다.
이런 뻘짓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갔다. 그래도 후회 없는 하루라고 말하고 싶다. 좌우지간 오늘 매출이 이번 달 최고 매출이 되었으니 오늘은 업무 수행의 보람보다 숫자에서 만족을 찾기로 하자. 내일부터 본격 연휴의 시작! 이번 연휴에는 플로팅도 이틀간 문을 닫기 때문에 아마도 플로팅 오픈 후 처음으로 시댁에 가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귀찮은 마음이 크지만, 내가 그냥 가지 않고 쉰다 해도 시부모님들이 나를 타박하시진 않을 테지만, 마음 불편하게 쉬기보다는 마음 편한 고단함을 택하는 게 맞는 거겠지.
남은 3일간 매출 대박 나길 바라 보며, 오늘은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