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사람

2026.03.06. 금

by 감우

이번 주는 내내 조용하다. 이런 날들도 있는 거지 생각하고 말기로 한다.


이승우 작가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를 읽고 있다. 3월 북클럽 도서는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해서 이 책을 먼저 읽기로 했다. 소설 쓰기에 뜻이 있는 분들이라면 모두 한 번쯤 읽어 보면 좋겠다. 어제의 일기 제목이었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문장을 나는 평소에도 자주 떠올린다. 이 문장 끝에는 언제나 '소설 쓰기'가 걸린다. 다만 플로팅을 운영하며 특정 과외 활동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핑계다. 그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테다.


퇴사를 하고 이 일 저 일을 집적대며 인생의 다음 챕터를 고민하던 때, 나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N잡러는 되지 말자.'가 그것이다. 할 거면 제대로 해라. 이것저것 다 하려다가는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한 가지를 정해 그거라도 '제대로' 해라. 이게 내가 나 스스로에게 내린 지령이었다. 1년 동안은 플로팅에만 코를 박고서 어느 것에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내가 걷는 모든 걸음은, 내가 지나는 모든 길은 오직 플로팅으로 통했다.


문득문득 쓰고 싶었고, 얼마간 시도하기도 했으나 지속하지 못했다. 다만 그사이 내 마음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 2년 차에는 플로팅 밖에서의 나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3년 차에는 자꾸만 다른 일이 하고 싶어 지기 시작했다. 다만 'N잡러는 되지 말자'는 다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job으로서의 일은 플로팅만으로 충분하다. 플로팅 업무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바라나. "너는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의 문장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니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무엇이든 하거나 혹은 하지 말아야겠지. 언제나 문제는 선택과 집중에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라는 책은 제법 도움이 되는 듯하다.


"질문을 품고 길을 찾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읽는 사람이라 부릅니다."

플로팅 홈페이지에 써 둔 문장. 내가 썼지만 이건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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