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밀린 생각들

2026.04.02. 목

by 감우

주 6일제 인간에게 하루의 휴무는 너무나 소중하다. 허투루 보내기에는 너무 귀한 시간이라 오직 가치 있는 곳에만 시간을 쓰고 싶다. 자영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모든 것이 선택과 집중을 요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선택과 집중은 필수가 되었다. 덜 중요한 사람들에게까지 할애할 시간이 없으므로, 오직 중요한 사람들에게만 시간을 쓰고 싶어진다. 기본적으로 함께보다는 혼자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 원래도 그랬지만 장사를 시작하고는 좀 더 극단적으로 변했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에는 친구가 많은 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미 코어 친구층이 탄탄해서 더 이상의 친구는 필요 없다. 대부분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지만, 이변이 없다면 그들은 죽을 때까지 내 친구일 테니까 조급해질 필요가 없다. 그런 느긋한 관계들이 좋다. 세상의 계산이 끼어들 필요 없는 관계들. 더 주어도 좋고, 더 받아도 부담 없는 관계들.


어제는 할머니 집에 다녀왔다. 할머니는 내 관계 순위표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머니를 친구라 표현해도 좋다면, 나의 가장 나이 많은 친구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와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나의 친구들 중 가장 짧은 시간이 허락된 친구일 테다. 그러니 순위를 끌어올릴 수밖에. 솔직히 가기 전에는 미치도록 귀찮은데 돌아오는 길에는 더 자주 들러야지 다짐하게 된다. 그 다짐을 잘 지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주 6일제의 삶은 역시 버겁다. 피로가 풀릴 새도 없이 계속 축적되기만 하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뾰족한 선택과 집중이 강제된다는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많은 것들이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이벤트라면 지난 화요일, 플로팅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반품건이 접수된 일이 되겠다.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질감이 마음에 안 드신다는 이유였는데 기본 포장을 뜯으신 상태라 대응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포장을 뜯으면 제품에 하자가 없는 이상 반품이 어렵다는 안내를 드렸는데,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지를 훼손한 경우 반품 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법조문(?)을 보내오셨다. 들어 보니 일리가 있기도 하고 나도 사실 정확히 아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반품 승인 처리를 하며 대화는 종료. 모든 경험은 배움을 남긴다. 첫 경험은 좀 더 강렬한 배움을 남긴다. 그런 의미에서 그분께 감사를 전하며, 나 이제 반품도 할 줄 알게 됨~!


오늘 장부 및 이런저런 데이터들을 정리하며 '4월은 무조건 긴축이다! 지갑 닫아! 자물쇠 걸어!'하고 단단히 다짐을 했는데, 우리 고객님들도 다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던 건지 오늘 매출은 저조합니다. 통한 것 같아 재미있기도 하면서 뭔가 좀 웃픈 상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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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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