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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Oct 10. 2024

ChatGPT가 $2,000면 쓸까?

새로운 신분제가 생긴다.

디지털 계급사회: AI가 그리는 새로운 빈부격차

AI가 필수 도구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는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학습하는 능력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AI 서비스의 이용 가격이 두 배로 올라도,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고객은 반드시 필요한 제품의 가격에는 덜 예민하니까. 게다가 이미 AI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기술을 사용하지 못함으로 업무 효율성과 능력 범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담하건대 AI의 효용을 명확히 실감한 사람이라면, ChatGPT의 사용료가 현재 $20에서 $40, 심지어 $200까지 오른다고 해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하지만 AI 사용료가 $2,000로 오르게 된다면 어떨까?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이러면 이거 얘기가 달라진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AI의 혜택을 누리고 나머지는 점차 소외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AI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지며,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농장의 노예들

AI와 로봇이 물리적 노동을 대부분 대신하는 미래에서, AI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경제적 격차와 기술의 차이가 심화되면서, 이들은 상류층이나 AI 사용자를 위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일상에서 나오는 모든 행동이 AI 발전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기술 발전과 삶의 윤택함은 결국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왜 일정한 인구를 유지하려 할까? AI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역할 때문일 수 있다. 이 인구는 AI 시스템을 위한 데이터 생성자이자, 인류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데이터가 결정하는 신분

그러나 이런 비관적인 시나리오에도 의문이 남는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OpenAI 같은 기업의 서비스를 쓰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기기에서 AI를 돌릴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지금도 이미 랩탑에서 어느 정도 사이즈의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AI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결국 문제는 데이터의 양과 질로 귀결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를 돌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모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다.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가 새로운 사회적 계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AI로 다시 세우는 아테네: 부활하는 인류의 황금기

AI와 로봇이 인간의 생산 활동을 완벽히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고품질의 AI 모델을 소유하고 공유하며, 로봇을 사용하는 조화로운 사회가 올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생산에 대한 인간의 노력이 점점 줄어들고, 결국 모두가 풍족한 삶을 누리는 이상적인 세상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환경에서는 인간이 더 이상 물질적 필요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과 철학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모든 물질적 필요가 AI와 로봇에 의해 충족되는 미래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인간은 창작과 철학에 몰두하는 존재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위대한 예술과 사상이 새롭게 탄생하고,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이러한 시대가 오면, 인간은 또다시 새로운 경지로 도약할 것이다. 더 위대한 창작과 철학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사상들이 탄생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AI와 성경 속 종말의 징조

그러나 이런 미래를 그려보다 보면, 종말에 대한 성경의 예언과 맞아떨어져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성경의 종말 예언에서는 기근과 재난 같은 혼란을 종말의 징조로 언급한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마태복음 24장 7절)라는 구절처럼, 이러한 혼란의 징후들은 수세기 동안 반복되어 왔고, 우리는 이를 여러 차례 목격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말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정말로 그날이 다가오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성경에는 또 하나의 종말을 예언하는 표현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라고 느끼는 시대에 대한 경고다. 최근 AI의 발전은 인간의 노력을 거의 필요 없게 만들고, 삶을 지나치게 편리하게 하며, 경쟁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두가 이 상황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낀다면, 이것이야말로 성경에서 말하는 평안과 안전 속의 종말의 징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소름이 돋는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시기에 갑작스러운 멸망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때에 잉태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이 임함과 같이 멸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리니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3절)라는 구절이 그 예이다. AI와 로봇이 우리 삶을 완전히 대체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어쩌면 우리는 그 평안함이 종말의 신호탄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품게 된다.



ChatGPT가 $2,000까지 사용료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사에서 출발한 생각이 종말까지 조금 과하게 흘러왔다. AI와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생각을 이어가며, 앞으로 5년, 1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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