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 글쓰기
나는 말이 많다. 진짜 말이 많다는 건 아니고, 단지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다. (쓸모 있는 말도 일부 있겠지만.)
출근길에 모두가 지하철을 타려고 와다다다 달려가는 소리가 난타 소리 같아서 웃겼어. 하루종일 미친 듯이 일에 시달리다가 퇴근길에 9호선 급행을 타겠다고 미친 사람처럼 뛰는 내 모습이 서글펐어. 하늘이 예쁘고 바람이 시원해서 갑자기 행복하다고 생각했어. 오랜만에 좋은 음악을 들어서 기분이 좋아졌어.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름 모를 벌레(사실은 귀뚜라미)를 만나서 기겁할 듯이 놀랐는데 걔도 같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어.
이런 얘기들을 누군가에게 구구절절 한들 누가 들어 줄까? 어릴 적엔 상상 속 투명 인간 친구에게 시시콜콜 얘기했다. 그 당시 길거리에서 날 만난 이가 있다면, 해명하겠다. 난 미친 게 아니라 그냥 하고픈 말이 많았던 것이다.
어쨌든 일상 속 자잘한 이야기들을 말로 다 할 수 없으니 글로 남긴다. 글로 풀어내면 일상에 의미가 생긴다. 출근길도, 퇴근길도, 하늘도, 바람도, 음악도, 귀뚜라미도 가치로워진다. 힘들고 지루했던 내 인생이 글이란 필터를 거치니 제법 유쾌하고 의미 있는 삶이 된다.
생각해보니, 읽는 사람들 생각은 안 했다.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런 얘기들이 남들에게도 재미가 있을까?
일단 사과부터 하자. 말이 많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