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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Aug 04. 2023

2023년 7월 독서 결산

7월에 읽은 책을 정리해 봅니다. (중간에 읽다 만 책은 제외, 완독 한 책만 담음)

무엇을 위해 읽고 무엇을 위해 쓰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1. 유현준, 공간이 만든 공간 (7월)


직선과 원 등 기하학으로 구성되어 있고 밖에서 보는 모습이 중요한 서양의 건축물, 비움과 관계성을 중시하며 안에서 밖을 보는 모습이 중요한 동양의 건축물. 이토록 차이가 컸던 두 건축 양식은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영향을 주고받고 융합하며 발전한다.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지는 데 ‘융합’이 있어 왔고 앞으로도 그것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 말한다. 동서양의 융합, 서로 다른 학문 간의 융합,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현대 기술과 전통의 융합. 그런 새로운 생각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2. 김혼비, 어쨌든 술 (7월)  


애주가 김혼비 작가의 술에 관한 에세이. 유머와 훈훈함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유머 비중이 더 큰 듯?)

아니 근데 작가님, 거의 매일 마시는 것처럼 쓰셨는데 건강 생각해서 조절은 하시는 거죠? 나 작가님 글 오래 봐야 하는데!!!   


3. 장류진, 달까지 가자 (7월)  


20대 여성 회사원 세 명이 가상 화폐 이더리움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전개될 줄은 예상치 못했지만 조마조마하고 재미있었다. 장류진 작가는 회사 생활을 자세하고 촘촘히 쓰는 데 특화되어 있는 것 같다.  


4. 김혼비, 다정소감 (7월)  


살아갈 힘을 만들어 주는 건 주변의 크고 작은 다정함 아닐까? 말이나 행동으로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한 이야기들, 주변의 따스함으로 힘든 나날을 잘 이겨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현재까지 출간된 김혼비 작가의 에세이 4편을 다 읽어 봤는데 그중 가장 진지하다. 그래도 김혼비 특유의 유우머는 살아 있다!)    

리뷰인 듯 리뷰 아닌 리뷰 같은 너 [바로가기]


5. EBS 자본주의 (7월)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자본주의, 돈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알고는 있었지만 읽고 나니 개념이 명확해졌다. 빈익빈 부익부가 점점 심해지는 현상의 해결 방안으로 복지 중심의 자본주의를 제시하고 결론을 맺었는데, 너무 예상 가능한, 뻔한 결론 같으면서도 역시 현재로선 그것이 최선인가 싶어 왠지 마음이 복잡했다.


6. 김혼비, 박태하, 전국축제자랑 (7월)  


김혼비와 박태하 작가 부부가 12곳의 축제를 다녀와서 쓴 에세이. 두 작가의 통찰과 유머가 곳곳에 녹아 있다.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축제가 있는가 하면 (예를 들어 강릉 단오제) 어떤 축제는 인간의 잔인함을 엿본 축제도 있다. (양양 연어 축제가 그러하다) 또한 어떤 축제는 주최 측조차 명분을 찾지 못한 채 여는 축제도 있지만, 쇠락해 가는 작은 도시인지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딜레마를 알기에 씁쓸한 축제도 있다.

개인적으로 연어 축제를 읽을 때는 평소에 나도 동물에 대해 해 오던 생각이라 머리가 아플 정도로 몰입하여 읽었다. 동물권까지 안 가더라도 재미로 물고기를 잡는 게 재미있나? ㅠㅠ 특히나 폭포수와 강물을 거슬러 올라와 고향까지 찾아온 연어가 사람들의 맨손에 의해 비늘과 살집이 벗겨지고 공포 속에 죽어 가는 건 너무나도 가혹한 엔딩이다.

예전에 나의 아이들과 어린이대공원에 눈썰매 타러 갔다가 그물로 빙어 잡기가 있어서 기겁한 경험이 있었다… 우린 그저 썰매만 타러 왔을 뿐인데…      


7.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7월)  


부제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를 잘 풀어낸 책이다. 성별, 인종, 성적 지향, 장애 등과 관련한 혐오표현은 소수의 약자에게 실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 무감각하여 별다른 대책조차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스트리아, 독일, 벨기에, 불가리아,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국가, 뉴질랜드,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호주(일부 주) 등 여러 나라들이 혐오표현금지법으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있다. 물론 혐오표현금지법만이 능사는 아니다. 고용, 서비스, 교육 영역에서 괴롭힘을 규제해야 하고, 방송, 광고, 인터넷 등 공공영역에서 혐오 표현을 규제해야 하며, 교육, 홍보, 정책, 지원, 연구 등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는 개입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공존의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8. 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22.12월 & '23.7월)  


작년 말에 전반부를 읽었고 한참 쉬다가 이번에 후반부를 읽었다. 전반부에는 책을 왜 써야 하는지부터 에세이 쓰기에 대해 기술하였고, 후반부에는 소설, 논픽션 쓰기, 퇴고와 투고 등에 대해 기술하였다.

전반부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책을 왜 써야 하느냐였다. 저자는 “나 같은 게 책은 무슨….”이라는 사람에게는 “시시한 책을 내도 아무도 다치지 않으니 고민하지 말고 쓰자”는 답을, “이런 책, 나도 쓰겠다” 분노하는 이들에게는 저자 본인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어쨌든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는 답을 준다. 굉장히 뜨끔하면서도 와닿았지만, 요즘은 책은커녕 글쓰기도 싫으니 이를 어쩐담.

후반부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퇴고 시에 타인의 의견을 참고하는 게 좋다는 거였다. (괜히 의견 준 사람과 대거리하지 말고..) 장강명 작가는 항상 아내에게 원고에 대한 조언을 얻는데, 맘에 안 드는 조언을 들으면 물론 표정이 안 좋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럼 아내가 이제부터 원고 안 읽겠다고 협박을 한다고..

나는 과연 남편에게 원고를 먼저 보여주고 남편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불편한데! (남편이 평소에 브런치 글은 1등으로 읽고 오타를 잽싸게 지적해 준다. 남편 땡큐~)  




페르세우스 작가님 따라 4월부터 독서 결산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독서 결산 시작 안 했으면 브런치랑 영영 멀어질 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이렇게라도 억지로 한 편 씁니다. 멱살 잡고 끌고 가주는 작가님 고마워요. (사실 페르 작가님은 이미 저 앞에 멀어져서 점으로밖에 안 보임)


참, 제가 마음을 못 잡고 브런치에 소홀한 사이에 저의 브런치 구독자가 200명을 넘었더라고요.

구독해 주신 분들과 댓글 및 하트로 마음을 표현해 주는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런 글 누가 읽어?'

'글 써서 뭐 해?'

'이게 글이 되나?'

...라는 마음을 극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I'll be back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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