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몇 명이 모여 있다. 그중 한 명은 전화를 들고 말한다.
“야, 앞을 봐. 우리 앞에 있다고!”
학생들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니 길 저편에 한 학생이 전화기를 들고 있다.
“너희 대체 어디야?”
내 옆에 있는 학생들은 계속 “앞을 봐. 앞을 보라고! 쟤 어디 보냐?”라며 같은 말만 반복하지만 저편에 있는 학생은 90도 틀어진 방향으로 서서 두리번거리고 있다.
친구한테 왼쪽으로 몸을 돌려서 앞을 보면 너희들이 보일 거라고 얘기해주면 될 텐데. 하지만 남자 중학생들에게 그것은 너무 어려운 과제. 언젠가 그들이 만나겠거니 하며 나도 내 갈길을 나선다.
살면서 나의 상식과 타인의 상식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살아온 환경,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도 언젠가 깨달을 것이다.너의 앞이 다른 이에게 앞이 아닐 수도 있단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