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 꿈에 예전 글쓰기 모임 대장님이 나왔다. 실물이 나온 건 아니고 전화로 안부 인사를 하는 거였지만. 어쨌든!
다른 대화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맨 마지막 말만은 또렷이 기억난다.
"JOO 작가님 1년에 세 편밖에 안 쓰셨네요. 흠...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세 편 쓰셨으니 봐드립니다. 합격!"
깨어나서는, 아니 그래도 내가 올해 세 편보단 많이 썼다고 변명도 하고 싶고, 꿈에 나온 김에 오랜만에 수호 작가님께 연락도 드려보고 싶고, 무엇보다 브런치에 뭐라도 써야지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며칠이 흘렀다.
(2)
그리고 간밤 꿈에는 방시혁이 나왔다. 방시혁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고 많은 이들이 거기에 참석했다. 나는 꿈에서도 셀럽이나 유명인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어떤 연유에선지 그 장소에 있었다. 아마 일 때문에 심부름을 간 것 같다.
방시혁과 몇 명은 먼저 집을 나서야 해서 차를 탔다. 아마 심부름을 끝마친 나 역시 밖에 나가야 했나 보다. 정말 너무나도 맥락 없고 생뚱맞지만, 나는 방시혁의 차 앞자리에 탔다. 운전석에 있던 방시혁은 나를 힐끔 봤지만 내리라 하지 않았다. 뒷자리에 앉은 이들도 별말이 없었다.
집의 꼭대기층 실내에 세워져 있던 차는 출발하여 슬라이드와도 같은 내리막길을 빠르게 달렸다. 그 길도 실내였기 때문에 나는 방시혁의 집을 주마간산 느낌으로 휘리릭 구경했다.
저기도 방이 있네, 저기도, 저기도. 집 진짜 크다!
그렇게 1층 현관 앞까지 와서 차는 잠시 섰다. 방시혁은 밖에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하더니 나에게 한 명이 더 타게 됐으니 내리라고 말했다. 나는 "아유, 그럼요!"라며 차에서 내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웬 개꿈이야!!!
첫 번째 꿈까지만 해도 꿈은 나를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꿈은 하도 황당하고 실소가 나와서 나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이건 뭐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바람과 해님의 대결인가.
직접적으로 글을 독촉하는 꿈과 소재를 던져주며 글을 유도하는 개꿈의 대결, 승자는 바로! 바로!
아무튼 이렇게 한 편 득템.
+ 꿈은 죄가 아니라지만 방시혁님 죄송합니다ㅎㅎ